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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호우로 인한 중부지방의 대규모 수해피해와 관련해 홍수 조절용 댐건설 논란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정부와 여당은 사회적 합의를 전제로 이미 백지화하기로 결정한 영월댐 건설 등을 재추진할 수 있다는 입장인 반면 환경단체들은 호우 피해의 주된 원인이 무분별한 하천 개발과 부실한 방재대책에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수자원공사 고익환 수자원환경연구소장(수자원공학 박사)과 환경운동연합 김낙중 국토정책팀장이 24일 경향신문사 회의실에서 만나 댐건설을 주제로 의견을 나눴다.
▶고익환 소장(이하 고익환)=이번 홍수가 전적으로 댐 부족 때문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댐이 없었더라면 더 큰 재난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는 것을 간과하지 말아야 합니다. 지난 14일부터 17일까지 한강유역에 집중 호우가 쏟아졌을 때 북한강 유역의 소양강댐과 남한강 상류의 충주댐이 없었다면 서울·수도권에 큰 홍수 피해가 발생할 수 있었어요. 이런 측면에서 홍수를 조절하는 댐·저수지의 기능과 효과는 재평가돼야 할 것입니다.
▶김낙중 팀장(이하 김낙중)=소양강댐과 충주댐이 어느 정도 이번 집중호우 때 홍수조절을 했다는 것은 인정합니다. 하지만 홍수 피해가 집중적으로 발생한 곳은 강원도 산간지역입니다. 한강 본류에 소양강댐이 있지만 강원 인제군과 평창군은 댐의 상류에 있기 때문에 댐하고는 상관 없이 비 피해가 났어요. 그리고 우리가 조사한 바로는 이번에 충주댐은 수위조절에 실패했어요. 건교부는 올해부터 홍수기의 집중호우에 대비해 저수량을 비워야 하는 댐수위(제한수위)를 126m로 조절하기로 했으나 홍수가 집중된 15~16일 이미 댐수위가 131m를 넘었어요. 15일 오후 12시까지 무려 64시간 동안 예비방류를 하지 않았습니다. 건교부가 제한수위를 126m로 유지했다면 충주댐 상류인 충남 단양지역의 침수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는 얘기지요. 정부는 충주댐으로 홍수를 막았다고 주장하지만 수위조절을 못해 피해를 키운 것은 정부의 책임입니다.
▶고익환=그렇게 보기는 힘들지요. 이번 산간지역 소하천의 피해를 댐이 필요없다는 논리로 연결하는 것은 안됩니다. 대용량 다목적 댐의 용도는 댐하류에 있는 대하천의 홍수범람 위기를 막기 위한 수위조절 역할을 하는 거예요. 소양강댐이나 충주댐 같은 다목적댐은 홍수범람 방어에 목적이 있는 거지요. 하지만 산간지역의 산사태, 토사유출, 하천 정비 등은 다목적 댐과 직접 연관이 없어요. 해당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을 맡아야 합니다. 두가지가 함께 이뤄지면 홍수 관리에 더 효율적이겠지요. 그리고 댐의 제한수위 조절은 기상정보나 수문 상황을 실시간으로 반영해서 하는 것입니다. 당시 하류지역인 경기 여주지역의 범람을 막기 위해 가변 제한수위를 지키는 최선의 방법을 찾은 거지요.
▶김낙중=당시 북쪽에서 남쪽으로 비가 왔기 때문에 소양강댐과 충주댐에서 홍수방어 역할을 제대로 해야 했어요. 충주댐 상류에서 비가 더 올 것이라고 예상하고 예측가능한 수위에 대해 조절하지 못한 게 남한강 범람과 서울 한강 둔치 침수의 주원인이었습니다. 이런 안이한 댐 관리 방식을 예측가능한 관리 방식으로 바꾸는 게 댐을 짓는 것보다 더 중요합니다. 지난 10여년간 정부가 저수량이 1억t이 넘는 홍수조절이 가능한 댐을 만들지 못한 것은 더이상 댐을 만들 장소가 없기 때문이에요. 댐을 만드는 곳은 강의 본류 지역이지 지류 지역이 아니지요. 한강, 금강, 낙동강, 영산강 등 4대강 본류에는 댐이 충분하게 건설돼 있어요.
▶고익환=강의 본류지역에만 댐을 만들라는 법은 없어요. 대용량 댐을 건설할 적지가 부족하지만 태풍과 홍수피해 등 재난을 막기 위해서는 댐을 건설할 곳을 찾아야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높이 15m 이상의 대용량댐 중 홍수기능을 보유한 댐이 21개인 데 반해 이웃나라인 일본은 3,022개 중 홍수 기능 보유댐이 922개나 됩니다. 일본에서는 올해 이후 준공될 홍수조절 기능을 가진 댐만 21개입니다. 이런 댐들이 우리나라와 같은 몬순기후에서 태풍·홍수 위험을 줄이는 사회기반시설물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에요.
▶김낙중=일본의 사례와 비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일본의 전체 면적은 남한의 2.5배인 만큼 우리나라보다 댐건설 적지가 많아요. 그리고 정부가 추진 중인 댐건설 장기계획을 보면 1억t 이상의 홍수조절이 가능한 댐은 한탄강댐 정도예요. 나머지는 재개발 댐, 소규모 용수전용댐, 기존댐의 높이 증가밖에 없어요. 정부 역시 1억t이 넘는 댐건설 입지를 찾지 못한 것을 인정하는 겁니다.
▶고익환=그건 별개의 문제입니다. 정부는 국토환경 피해를 줄이기 위해 중소규모 댐 건설 정책을 기조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김낙중=동강댐도 마찬가지입니다. 정부는 이미 2000년 동강댐의 백지화를 의미하는 보고서를 낸 적이 있어요. 이에 따르면 동물 1,838종과 천연기념물 13종, 멸종 위기종 23종, 희귀종 93종, 미기록종 39종, 식물 952종 등이 동강유역에 서식하고 있어요. 하지만 댐이 건설되면 이들 중 30~80%가 사라지게 돼요. 생태관광지로 활용하는 게 국익에 더 보탬이 된다는 말이지요. 또 동강유역은 지하 6m부터 단층대가 많은 연약한 지질구조입니다. 댐이 건설되면 만수위보다 낮은 곳에 동굴이 있는 탓에 누수가 돼 큰 위험이 따를 수 있어요. 여기에 동강댐을 건설한다고 해도 서울 지역 한강 수위가 12㎝밖에 낮춰지지 않아 홍수조절 효과가 미미합니다.
▶고익환=홍수조절 기능을 갖춘 댐 건설이 하천수위를 조절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대안입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호우때 동강댐이 있었더라면 영월지역의 피해를 줄이고 충주댐 하류 및 한강 본류의 저수 부담을 줄이는 데 상당한 효과가 있었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수자원연구원의 자체분석 결과 동강댐이 건설됐다면 영월지점의 수위를 1.13m, 여주지점은 2.24m 낮췄을 것이라는 데이터가 나왔어요.
▶김낙중=그건 댐 건설을 찬성하는 수공의 보고서라 인정하기 쉽지 않네요. 2000년 정부 보고서에 따르면 동강댐을 건설해도 한강 수위가 12㎝밖에 낮춰지지 않아요. 또 인근 유역의 지형·지질을 감안하면 댐을 지을 장소가 아닙니다.
▶고익환=지질 공학적으로 볼 때 댐을 못짓는 곳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남한강 수계인 충주댐은 댐유역 면적이 6,648㎢로 북한강 수계의 소양강댐 유역의 2.5배에 달합니다. 남한강 유역이 그만큼 북한강 유역보다 홍수조절 역량이 부족하다는 얘기지요. 예컨대 이번 집중호우 때 두 지역에 내린 비가 각각 337㎜(소양강댐 지역), 351㎜(충주댐 지역)로 엇비슷하지만 각 댐 유입량은 유역면적의 차이로 각각 12.6억t, 28억t으로 충주댐에 물이 배이상 유입됐어요.
▶김낙중=동강댐이 건설되면 유역면적은 소양강댐의 유역면적과 비슷해요. 그러나 소양강댐의 저수량은 29억t이지만 동강댐은 7억t(홍수조절량 2억t)에 불과해요. 유역면적에 비해 저수량과 홍수조절량이 둘 다 작아요. 이런 장소에는 댐을 만들지 않지요.
▶고익환=앞으로 우리나라에서 댐 지을 곳이 적다는 점을 감안하면 저수량 7억t도 상당히 많은 양입니다. 남한강 수계에 충주댐 말고 동강댐을 건설한다면 홍수기에 유연성을 높일 수 있어요.
▶김낙중=무엇보다 댐의 연계관리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남한강의 충주·괴산·횡성댐 등과 북한강의 평화의 댐, 소양댐 등의 저수량과 방출량을 계산해서 합리적으로 운영하면 현재의 댐만으로도 충분히 홍수량을 조절할 수 있어요. 한탄강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어요. 1990년대 후반 파주·문산이 큰 수해를 입은 뒤 이 지역은 제방을 높이고 배수 펌프장을 더 짓는 등 정비를 끝내 이후 홍수 피해가 발생한 적이 없습니다. 홍수 방어라는 목적이 상실돼 한탄강댐을 건설할 필요가 없는 것이지요.
▶고익환=한탄강 하류 지역에 이번에 비 피해가 없었던 이유는 문산읍이 자체 예산을 들여 동문천, 문산천의 제방을 높이고 배수펌프 용량을 늘리는 등 수방대책을 충실히 마련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파주시 제방들은 한탄강댐 건설을 전제로 쌓은 것이라는 점이에요. 그러나 이 지역에 한강유역과 같은 큰 비가 왔다면 피해 규모를 가늠하기 어려웠을 겁니다.
▶김낙중=국책사업을 진행할 때는 사업타당성 분석을 철저히 해야 합니다. 한탄강댐을 만들려면 최소 2조원의 사업비가 듭니다. 하지만 홍수 방어의 또다른 방법은 제방을 더 높게 쌓는 겁니다. 제방을 30㎝ 높이면 댐을 만든 것과 같은 효과가 나와요. 비용은 5천억원 정도로 25% 수준이지요.
▶고익환=댐과 제방은 기능이 달라요. 제방은 반영구적인 구조물은 아니어서 단순히 제방을 쌓는 것으로 홍수피해를 막으려면 기술적으로 문제점이 적지 않아요.
▶김낙중=한탄강 유역면적은 임진강 유역면적의 16.6%밖에 안됩니다. 또 임진강유역의 63%는 북한쪽에 있어요. 한탄강에 댐을 지어봤자 조절할 수 있는 홍수량은 미약하다는 얘기입니다. 임진강 유역 홍수대책의 핵심은 임진강 본류가 있는 북한쪽의 홍수방어를 어떻게 하느냐가 핵심입니다. 북한은 이미 휴전선에서 42㎞ 상류지점인 임진강 본류에 저수량 3억~4억t 규모의 황강댐을 99년부터 건설하고 있어요. 또 저수량 3천만t 규모의 4월5일댐이 1호~4호 댐까지 있어요. 북한쪽 임진강에 이미 4억2천만~5억2천만t의 댐이 운영되거나 건설 중에 있어 남북한의 협력체제가 임진강 치수정책에 큰 도움이 될 겁니다.
▶고익환=남북협력을 통한 치수방제 가능성은 열어놓을 수 있으나 현실은 북한 지역이라는 특수 여건 때문에 홍수 때 강우자료나 유출량 자료 등을 얻을 수 없다는 게 현실입니다. 더욱이 임진강 댐 하류는 바다와 접해 있어 조류 영향으로 신속한 배출이 안돼 홍수피해가 가중되는 취약한 유역입니다. 언제 올지 모를 호우에 대비해 댐을 건설하는 게 수방 대책을 마련하는 최선책입니다.
〈정리|문성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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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흐름과 소통] 홍수조절 댐 더 지어야 하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