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가 생을 마감하는 곳. 인천 서구에 있는 수도권매립지는 마치 잘 꾸며진 공동묘지 같다.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2천만 인구가 배출하는 쓰레기가 이 곳에 묻힌다. 버스도 지하철도 닿지 않는 이 곳에서 쓰레기의 마지막 운명을 묵묵히 관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쓰레기를 가득 실은 차량은 먼저 무게를 재는 계량대를 지난다. 하루 2천여대 분량에 2만3천톤에 이른다. 이를 관리하는 사람은 모두 5명. 새벽 5시부터 업무가 시작된다. 계량기가 자동화돼 있지만 과적차량 단속 등 신경 쓸 일도 많다.
하루 2천대 분량 2만3천톤 묻어
계량대를 통과한 차량은 제2매립지로 향한다. 매립지는 약 630만평으로 여의도의 8배 크기다.
126만평인 제1매립지는 지난 10년 동안의 제구실을 다하고 공원화작업이 한창이다.
매립지에 심는 나무만도 해마다 100만 그루가 넘는다. 바람에 실려오는 쓰레기 냄새와 쉴 새없이 오가는 쓰레기 차량이 아니라면 공원으로 착각할 만하다.
제2매립지에서는 쓰레기 매립이 한창이다. 생활쓰레기와 건축폐기물이 함께 묻힌다.
이곳에서는 주민감시원과 함께 불법폐기물을 단속하고 있다. 노조 신윤선 위원장은 "지난 10여년 동안 연중무휴 24시간 쓰레기를 반입하면서 야간에는 불법폐기물을 묻는 경우도 있고, 주민감시원이 불량사업자에 매수돼 이를 눈감아 주기도 했다"고 귀띔했다. 지난해 1월부터 야간반입이 금지되면서 불법폐기물 반입을 방지할 수 있게 됐다.
지난해 7월부터는 국가지정 공휴일과 노동절에도 쓰레기를 받지 않아 차량운전자 등 관련 종사자의 노동조건이 개선되는 효과를 거뒀다. 신 위원장은 "비록 노조원이 160여명에 불과하지만 사업장 영향력이 커서 노조의 성과가 관련 종사자들에게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쓰레기를 묻는 것으로 일이 끝나는 건 아니다.
쓰레기가 썩으면서 나오는 물(침출수)을 깨끗이 하는 정화시설에도 40여명이 4조3교대로 24시간 일한다. 노조 오일균 사무국장은 썩은 물을 '진간장'이라 표현하면서 정화처리공정을 설명했다.
업무특성상 노조는 노동조건 개선뿐 아니라 매립지와 주변환경에도 관심을 기울 일 수밖에 없다.
신 위원장은 "주변에 들어선 불법, 무허가 건축폐기물 처리시설에서 나오는 분진과 소음, 폐수로 주민들의 피해가 크다"면서 "인천시와 정부가 이를 계속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먼지와 소음으로 매립지 주변이 오히려 매립지같다.
"노동조건·환경보호, 두 마리 토끼"
매립지를 반영구적으로 쓸 수 있는 방안도 고민이다. 매립지 때문에 고통받는 지역주민의 이해와 동의를 바탕으로 쓰레기를 소각해 매립량을 줄이는 자원순환시스템(에코클린센터) 도입에도 관심이 많다. 물론 소각에 따른 대기오염을 절대적으로 줄이는 게 전제다.
아직까지는 이에 대한 환경운동단체와 주민들의 공감대가 높지 않다. 신 위원장은 "정부와 공사, 노조, 주민과 환경운동단체들이 각각 괴리돼 있다"고 설명하면서 "정부의 올바른 환경정책, 공사의 투명한 운영, 주민들의 감시가 함께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 위원장은 아울러 "돈을 많이 들이면 환경피해를 훨씬 줄 일수 있다"면서 "환경정책에 경제논리를 들이대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오늘도 수도권매립지 노동자들은 쓰레기를 묻으며 지속가능한 개발을 고민하고 있다.
김영재 momo1917 @ nodong.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