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구조개선을 위한 특별법 개정방향[전농노 정책기획실]
농업협동조합 구조개선을 위한 특별법 개정방향
전국농협노동조합 정책기획실
1. 들어가는 말
부실조합의 처리를 위해 농협중앙회가 지난 6월 임시국회에 의원입법형식으로 제출한 겁농업협동조합의 구조개선을 위한 특별법겂은 세계 협동조합 역사상 유례가 없는 반협동조합 관제법률이다.
지역조합의 부실이 농협중앙회에 손실을 가져다 주기 때문에 정부의 대폭적인 지원을 받아 부실조합을 합병시키는데 합병지원자금을 사용하겠다는 획일적 발상이며, 이에 필요한 각종 제재조치를 담보해내기 위한 법적 근거를 금번 법률에 담고 있다.
협동조합의 주체이며 주인인 조합원의 의사나 의지는 농림부와 농협중앙회는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결국 농협중앙회의 지역조합에 대한 지도의 관점은 또다시 금번 법률을 통해 조합원을 주체로 보는 것이 아니라 객체요 대상으로 보고 있음이 명확히 입증되었다.
부실조합의 처리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부실의 원인을 분석하고 그 책임을 분명히 하는 것이다.
이러한 작업이 선행되지 않는 부실조합의 합병은 부실처리의 올바른 방향이 아니며, 동반부실과 부실가중, 부실의 재발을 초래할 뿐이다.
부실조합의 문제를 농민조합원의 관점이 아니라 농협중앙회의 이익감소에 대한 우려의 관점에서 보는 한 부실조합 처리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우리 노동조합이 금번 법률을 결사적으로 반대하는 주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오늘의 협동조합을 들여다보자.
국민대중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강제적으로 밀어 부친 작년 7월의 통합농협 발족에 이어 협동조합에 대한 정부의 지배개입을 구도화시킨 통합농협법, 금번의 농업협동조합의 구조개선을 위한 특별법 등 관제농협중앙회의 권한은 날로 강화되고, 지도감사의 객관성과 독립성 확보는 실현되기는커녕 날로 요원해지고 있으며, 지역조합 부실의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할 수 있는 농협중앙회와 지역조합간의 불평등한 사업구조는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으며 민족농업 고사정책의 일환으로 획일적으로 전개되는 부실조합 정리는 400만 농민의 눈물겨운 고난을 가중시키고 있다.
지난 9월 1일 225회 정기국회에서 농업협동조합 구조개선을 위한 특별법이 통과된 이후 지난 10월 5일 농림부는 금번 법률의 시행령안을 공표하였다. 이제 12월 법률시행을 앞두고 농림부와 농협중앙회는 법 시행에 따른 사전작업에 한창이다.
우리 노동조합은 지난 6월 중순경 금번 법안이 입법화되려하고 있다는 사전정보를 입수하고, 여·야 등 정치권과 국회를 상대로 지속적인 압박과 대응투쟁을 지속적으로 전개해왔고 정당 앞 집회, 전국 동시다발 지구당 점거농성, 대시민 선전전을 통해 금번 법안이 가져다 줄 이 땅의 협동조합 침탈을 저지하려 사력을 다해 가열찬 투쟁을 펼쳐왔다.
보수정치권과 신자유주의 협동조합 침탈공세에 맞추어 대국회 투쟁을 통한 법안관련 공청회를 쟁취해내고 제도권의 틀 속에서 금번 법률에 대한 명확한 반대입장을 천명하였다.
이러한 우리 노동조합의 활동은 농민단체와 학계, 노동계 등에 농협구조개선특별법의 독소조항과 부당성을 알려내고 동의를 얻어내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투쟁은 노동조합에 대한 이익집단 시각의 편향성에 함몰되어 구조조정을 반대한다는 몰이해로 국회에 각인되었고 민주노총을 위시한 상급단체 등과 함께 협동조합의 자주성 훼손에 대한 사회적 이슈화를 표출시켜내지 못했던 점,
그리고 농민단체 등과 연대의 폭을 광의적으로 넓히지 못했던 일정부분의 한계를 드러냈다.
이제 우리 노동조합은 하반기투쟁을 통해 농업협동조합의 구조개선을 위한 특별법 개정투쟁을 임시대의원대회를 통해 결의하고 농업협동조합의 구조개선을 위한 범국민 100만인 서명운동을 지속적이고 가열차게 전개해가고 있는 상황이다.
농업협동조합의 구조개선특별법에 대한 인식과 이해의 폭을 넓히고 금번 법률의 제안배경과 독소조항의 구체적 내용은 무엇인지, 그리고 지역조합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한 내용을 중심으로 글을 기술하려 한다.
2. [농업협동조합의 구조개선을 위한 특별법]의 제안배경
[농업협동조합의 구조개선을 위한 특별법]은 것지역조합의 부실을 사전에 예방하고 부실조합 등의 구조개선을 촉진함으로써 조합 등의 건전한 육성과 농업인 및 농촌경제의 안정을 도모하고자 한다겄는 취지로 제정되었다.
우선 이 법안이 제정된 배경을 살펴보도록 하자.
이 법안은 것부실조합과 부실우려조합겄에 대한 구조조정을 통하여 건전한 지역조합육성과 농촌경제의 안정을 도모한다고 되어있다.
그러나 그간 농림부 및 농협중앙회에서는 지역조합의 근본적 부실원인 규명에 대한 우리 노동조합의 지속적 요구에는 눈감은 채, 오로지 일시적 현상으로 발생하고 있는 것부실 그 자체겄만을 평가대상으로 하여
1) 부채가 자산을 초과하거나 거액의 금융사고 또는 부실채권의 발생으로 정상적 경영이 어려울 것이 명백한 조합,
2) 예금 등 채권의 지급 또는 농협중앙회로부터의 차입금의 상환이 정지상태에 있는 조합,
3) 농협중앙회로부터의 자금지원 또는 차입이 없이는 예금 등 채권의 지급이나 차입금의 상환이 어려운 조합 등을 것부실조합겄으로 지정하고, 재무구조가 취약하여 부실조합이 될 가능성이 농후한 조합을 것부실우려조합겄으로 지정하고 있다.
이 경우 부채와 자산의 평가 및 산정기준이 드러나지 않았다는 것도 문제이지만, 부실 그 자체겄만이 평가기준으로 되어있고 지속적으로 지역조합부실이 가중되어가는 추세를 고려하여 부실원인에 대한 분석과 이에 따른 근본적인 부실대책이 수립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언급조차 없는 상황이다.
우리 노동조합은 이렇듯 농림부와 농협중앙회가 부실원인분석과 부실대책의 수립에 미온적인 것이 단지 정책상의 미비와 인식의 한계라고는 판단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는 김대중 정권의 신자유주의적 농정에 근거한 협동조합 구조조정과정이라고 보는 것이다.
즉, 다시 말해 돈 안되는 민족농업을 고사시키겠다는 자본적 발상이며 협동조합에 대한 정권의 지배개입 구도화 작업이라고 판단하는 것이다.
김대중 정권은 초기에 농정의 기본방향에서 1) 농업의 다원적·공익적 기능 극대화,
2) 국민에게 값싸고 질좋은 식품을 안정적으로 공급,
3) 농업인의 소득을 타산업 종사자와 대등한 수준으로 향상,
4) 농촌정주환경의 획기적 개선과 적절한 복지농촌 건설 등을 내걸었다.
그러나 이러한 목표는 현재 김대중 정권의 2004년 WTO라운드, 한-칠레·한-미·한-일 자유무역협정에 임하는 접근방식을 보면 개방농정을 기조로 식량시장을 개방하고 식량산업에 대한 재편 및 구조조정을 의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일전 새만금갯벌개발이 사회적 이슈가 되었을 때, 정부에서는 식량증산을 주요한 이유중의 하나로 내세웠다. 그러나 쌀재고증가와 쌀값폭락이 쟁점이 되자 새만금간척사업의 명분을 잃는 듯 보였다.
그러나 정부에서는 새만금사업을 무슨 미련이 남았는지 계속적인 사업추진을 강행하고 있다. 우리 노동조합은 새만금사업의 추진과 식량증산 논거가 향후 소농중심의 농촌을 정비하고 경쟁력있는 대규모 저비용·기계화 간척지농업으로의 방향전환을 꾀하고자 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가 없다.
정부의 이러한 신자유주의적 개방농정의 기조는 협동조합 정책방향에도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정부의 협동조합 정책방향은 크게 2가지로 대별된다. 하나는 통합농협중앙회의 출범을 통한 구조조정이고 다른 하나는 효율성 증대이다.
정부는 작년 통합농협중앙회의 출범 당시 통합 자체를 협동조합 개혁이라고 선전을 해댔다. 이는 통합을 통한 농협중앙회의 기구, 인원, 관리비의 축소와 비용절감 효과를 지역조합과 조합원들에게 돌려주고 농협중앙회의 사업장을 지역조합에 이관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약속은 물론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또한 효율성 증대를 목표로 농협중앙회의 경제사업을 자회사 혹은 분사화하고, 부실조합과 부실우려조합을 정리하겠다고 하였다.
그러나 자회사 혹은 분사화는 지역조합과 조합원을 주대상으로 사업을 하는 이상 이윤추구의 극대화를 꾀할 수밖에 없고 부실조합을 정리함으로써 농협중앙회의 경영여건을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결국, 김대중 정부의 농정 기본방향과 구체적 정책집행과정을 보면, 전혀 그 목표와 내용이 상반됨을 알 수 있다.
신자유주의적 개방농정을 기조로 삼는 이상, 미사여구로 장식된 농정 기본방향은 실현가능성도 없을 뿐더러 농민분노를 달래기 위한 땜질처방이요, 생색내기와 환심을 사기 위한 정치논리일 따름이다.
김대중 정권의 농정방향이 위와 같이 신자유주의적 개방농정을 기조로 삼고 있는 이상, 농림부와 관제 농협중앙회는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정책집행과정을 담당하게 될 것이고, 그것이 결국에는 이번 [농업협동조합의 구조개선을 위한 특별법]과 같이 지역농협을 강제적으로 구조조정하는 법률이 성안된 배경이라고 생각된다.
하기에 우리 노동조합은 지역농협의 부실에 대한 원인분석 및 대책이 현 정부의 농정방향하에서는 제대로 제시될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한다.
그리고 농협중앙회 역시 협동조합개혁 방향을 자조직 이기주의와 수익중심주의를 기반으로 교묘하게 왜곡하여 개혁의 칼날을 빗겨나 지역조합에 대한 책임전가만을 하려고 하는 것이다.
이번 법률에는 애초 새천년민주당 김영진 의원에 의해서 법안이 발의될 때만 하더라도 명기되어 있던 것 유효기간 조항이 삭제되어 있다.
또한 169개의 부실조합만을 대상으로 한다는 문구도 없다.
즉, 이는 협동조합에 대해서도 농협중앙회에 대한 슬림화, 개혁요구는 묵살한채 지역조합에 대해서만 상시적 구조조정체제겄를 갖추어놓겠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
향후 협동조합 부실과 개혁요구가 분출될 때마다 농협중앙회는 이에 대한 책임을 지역농협에 돌리고 강제적인 구조조정을 통해서 면피용으로 활용할 개연성이 높다.
또한 지난 1996년 12월 31일 제정된 [농업협동조합 합병촉진에 관한 법률]이 오는 12월 31일을 끝으로 그 효력이 다하고 있다는 정황을 살펴볼 때, 이를 대체할 상시적 구조조정체제를 구축하고자 하는 의도가 다분히 내재되어 있다.
특히 금융기관의 구조조정에 대한 근거법률과 집행기관이 재정경제부, 금융감독위원회, 예금보험공사, 자산관리공사로 구성되어 있고, 이들 기관은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것.
예금자보호법것. 금융기관 부실자산의 효율적 처리 및 한국자산관리공사의 설립에 관한 법률등에 근거하고 있으나, 협동조합은 상법상 주식회사에 해당하는 일반금융기관과는 그 성격이 다르고 동일한 자본금을 매개로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을 동시에 취급하고 있는 사업성격 상 협동조합에 대한 구조조정을 위해서는 특별법 제정이 불가피 했을 것이라는 추론이 가능하다.
그렇다라면 이처럼 법률의 제안배경이 협동조합에 대한 관제적 발상에서 기인하는 것이라면 법률의 조항들은 어떠한지 살펴보도록 한다.
3. 법률의 문제점
1] 부실조합 및 부실우려조합 지정의 허구성과 협동조합 정체성의 상실
부실조합은
1) 경영상태를 실사한 결과 부채가 자산을 초과하거나 거액의 금융사고 또는 부실채권의 발생으로 정상적인 경영이 어려울 것이 명백한 조합,
2) 예금 등 채권의 지급 또는 중앙회로부터의 차입금의 상환이 정지상태에 있는 조합,
3) 농협중앙회로부터의 자금지원 또는 차입이 없이는 예금 등 채권의 지급이나 차입금의 상환이 어려운 조합이고 것부실우려조합겄은 재무구조가 취약하여 부실조합이 될 가능성이 농후한 조합을 말한다.
부실조합은 2000년 9월말 기준으로 99말 대비 331%가 증가하였다. 99말 75개 조합에서 2000년 9월말 169개로 증가하였다. 부실규모 역시 98년 418억원, 99년 1,392억원, 2000년 2,738억원으로 급증하고 있고 2000년 11월 자산실사 후에도 새롭게 부실조합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농협은 169개 조합 중 70개를 차지하고 있고 부실규모는 585억원에 이른다. 이는 축협의 99개 2,153억원에 비해서는 적은 수치이지만 우리나라의 축산업 개방과 수입축산물의 급증과 부실축협의 증가가 비례하는 것을 볼 때, 농협 역시 개방농정의 기조하에서는 향후 그 부실화경향은 명약관화하다 할 것이다.
부실은 증대하고 있고 분명 존재한다.
그리고 이 부실을 땜질하기 위한 손쉬운 방법도 있다. 바로 법률의 내용처럼, 그리고 농협중앙회의 대책처럼 사업을 축소하고 자산을 매각하고 임직원을 구조조정하는 것이다.
이렇게 한다면 분명 부실은 상당액 축소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한다고 해서 부실화경향을 막을 수 있는가?
그리고 부실원인을 제거할 수 있는가?
부실의 원인과 부실화경향은 다분히 농촌과 농업의 부실화경향과 맞물려 있다. 그리고 이는 올해 쌀수매사태에서 여실히 드러난 지역농협 RPC의 적자현실과 상당부분 맥을 같이 한다. 이는 직접적으로 정부차원의 잘못된 농정에 그 원인이 있다.
또한 농협중앙회-지역농협의 불공정한 내부관행과 농협중앙회의 부당한 수수료관행, 중앙회와의 사업중복 및 경쟁과 횡포, 지역조합의 경영진의 전문성 부족 등에 그 책임을 고찰할 수 있기도 하다.
그렇다면 이러한 지역농협의 부실과 부실화경향에 대한 근본적 원인분석과 대책마련에서부터 시작해야 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농협중앙회는 부실조합에 대해서 금융기관 구조조정의 논리로 대응하려 하고 있다. 그리고 아무런 부실원인극복대책도 없다.
다만, 부실이 발생하면 없애버리겠다는 것이다.
이는 수익중심의 경영논리에 기반을 둔,
수익보다는 조합원의 복리향상을 최대목적으로 하는 협동조합의 정체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내용이다. 즉 공공보다 수익을 우선가치에 두고 있다는 것이다.
2] 적기시정조치제도와 행정처분제도의 강압성과 비민주성
법률은 농림부장관은 부실조합 등에 대하여는 당해조합 또는 그 임원에 대하여 다음 각호의 사항을 내용으로 하는 경영개선권고·요구 또는 명령을 하거나 그 이행계획을 제출할 것을 명하여야 한다.
1. 조합 및 임직원에 대한 주의·경고·견책 또는 감봉,
2. 출자 1좌금액의 감소, 자기자본의 증대, 보유자산의 처분 또는 점포·조직의 축소,
3. 위험자산의 취득금지 또는 비정상적으로 높은 금리에 의한 수신의 제한,
4. 임원의 직무정지 또는 임원의 직무를 대행하는 관리인의 선임,
5. 사업의 전부 또는 일부의 정지,
6. 합병,
7. 사업의 전부 또는 일부의 양도나 예금·대출 등 신용사업 또는 공제사업과 관련된 계약의 이전, 8. 그밖에 조합의 재무건전성을 높이기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조치 등의 내용으로 것적기시정조치겄를 명기하고 있다.
또한 이 적기시정조치를 이행하지 않았을 경우에는 해당조합의 임원의 직무를 정지하고 임원의 해임을 권고하며, 계약이전의 결정, 사업정지, 설립인가의 취소 등의 행정처분을 할 수 있다.
그리고 총회의 의결이나 조합원 투표에 의해서 적기시정조치를 이행하지 않았을 경우에는 처분에 앞서 소명기회를 주도록 하고 있다.
기존의 것통합농협법겄이나 것합병촉진법겄과 가장 큰 차이가 나고, [농협구조개선을 위한 특별법]의 가장 큰 특징이 이 적기시정조치와 행정처분이라고 생각된다. 그만큼 이 적기시정조치와 행정처분은 농림부장관에게(그리고 권한을 위탁받는 농협중앙회장에게) 폭넓은 강제이행권을 부여하고 있다.
이번 적기시정조치는 것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겄 제 10조의 적기시정조치의 규정을 그대로 원용한 것으로서, 합병이나 사업양도 등 엄중한 적기시정조치에 대해서는 조합원 투표절차를 두고 있다.
이는 원래의 법안(금융산업구조개선법)에는 없는 것을 협동조합에 적용하기 위해서 것 조합원투표라고 하는 것을 도입한 것이지만, 조합원투표를 통해서 부결된 경우에도 농림부장관의 후속 강제조치로서 계약이전의 결정 등의 행정처분을 할 수 있음으로 인해 있으나마나한 조항이 되고 말았다.
또한 조합원투표에서 부결된 경우에 소명기회를 부여한다고 하고 있으나 시행령에도 소명절차만 나열되어 있을 뿐, 소명의 효력은 명기되어 있지 않다.
소명의 효력이 명기되어 있지 아니한 것도 문제이지만, 것조합원투표겄라는 협동조합 출자자의 자율적이고 최고의 의사결정에 대해서도 후속 강제조치로서 행정처분을 통해서 조합원투표의 효력을 보장하지 않는 것은 위헌의 소지마저 내포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렇듯 위헌적 강제조치는 반협동조합적 독소조항이므로 반드시 폐기되어야 한다. 지금처럼 관제화된 농협중앙회와, 농협중앙회-지역농협의 왜곡된 불평등한 관계는 자금지원을 미끼로 해서 더욱 지역농협에 대한 지배개입을 강화하게 될 것이다.
또한 합병이나 사업양도 등 엄중한 적기시정조치에 대한 조합원 투표절차의 요건을 완화해서 적용하고 있다.
즉, 2/3가 찬성해야만 의결되는 정족수를 과반수 찬성인 일반의결정족수로 치환하고 있는 것이다. 이 역시 비민주적 절차의 강요이다.
앞서 제시한 협동조합의 주체인 조합원의 의사나 의지는 뒷전에 두고 있다는 것이다.
3] 중앙회책무의 빈약함과 책임면피용 조항
제 3조는 것중앙회는 자기자본을 충실히하고 적정한 유동성을 유지하며, 경영의 효율성을 제고하는 등 건전성을 확보하여야 한다. 중앙회는 조합의 부실을 방지하기 위한 제도를 개발·정비하여야 한다겄고 되어 있다.
이 조항만을 놓고 보자면 중앙회는 현재의 부실조합정리에 있어서 그 책임을 빗겨나 있다. 즉, 중앙회는 자산건전성과 경영효율성만 제고하면 자신의 역할은 다하는 것이다. 이는 정부의 공적자금의 투입을 통해서 Clean Bank(클린뱅크)로서의 위상만 점하면 되는 것이다.
이는 앞으로 농협중앙회가 효율중심주의·수익중심주의의 기조를 더욱 강하게 가져가게 하는 근거가 될 것이다. 또한 애초 법안이 상정될 당시, 공적자금이 투입되기 때문에 정부와 농협중앙회가 경영정상화이행약정서를 체결토록 되어있었으나 농협중앙회의 약정체결의무는 빠지고 지역조합과 관리기관, 즉 농협중앙회와 약정체결을 하도록 규정함으로써 농협중앙회의 지역조합에 대한 지배개입의 강도는 더욱 강화될 것임에 틀림없다.
현재 농협중앙회의 신·경분리와 시·군지부 철폐를 통한 개혁요구가 우리 노동조합을 비롯하여 농민단체, 학계, 시민단체 등으로 광범위하게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농협중앙회는 이 법률을 근거로 개혁요구를 지역조합 부실정리를 통해서 해소하고자 할 것이고, 부실정리의 성과를 통해서 확보한 자산건전성을 무기로 내세우며 개혁요구를 회피하게 될 것이다.
4] 공적자금의 투입
정부 등이 공적자금을 상호금융예금자보호기금에 투입함으로써 공적자금관리특별법 제 17조를 준용하며 경영정상화이행약정서를 체결토록 하고 있다.
이는 자금지원 금융기관에 대한 경영간섭을 의미하는 것인데, 그간 금융기관 구조조정을 통하여 공적자금이 투입된 경우 정부당국의 감독권강화는, 국민정서상 국민의 세금을 투입하는 것이므로 어찌보면 당연하다 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 노동조합에서 제기하고자 하는 것은 과연 협동조합을 금융기관과 같이 바라보고 공적자금을 투입하여 강제적 구조조정절차를 밟는 것이 올바른 방향인가 하는 것이다.
협동조합이 농업기반을 보호하고 농민들의 실익을 증진시키고자 하는 공공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면, 이는 정부차입금과 같은 공적자금을 투입하더라도 강제적 절차를 진행시키는 것이 아니라 공공적인 성격을 갖는 협동조합을 지원하고 활성화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순리이다.
그럼에도 법률은 협동조합의 특성을 고려한 내용은 전혀 담겨있지 않고, 일반 금융기관구조조정 절차만을 강제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5] 기금관리위원회 구성의 문제
법률 제 13조 기금관리위원회를 보면 1. 중앙회의 조합감사위원장, 2. 중앙회장이 위촉하는 조합장 2인, 3. 중앙회장이 지정하는 중앙회 간부 1인, 4. 농림부소속 공무원 1인, 5. 재정경제부 소속 공무원 1인, 6. 기획예산처 소속 공무원 1인, 7. 금융감독위원회 소속 공무원 1인, 8. 농업관련단체 위촉 2인, 9.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장이 위촉하는 2인, 10. 금융·회계전문가 1인 등으로 구성된다.
구성면면을 보면, 그간 실패한 협동조합개혁을 담당했던 관료들과 금융기관 전문가들로 대부분이 구성되어 있다.
수익중심의 경영논리로 무장된 농협중앙회와 자본주의적 경제논리인 효율성증대만을 추구하는 경제관료, 중앙회의 거수기 역할밖에 못해왔던 조합장들로 구성된 기금관리위원회에서 협동조합의 정체성을 구현하기 위한 노력을 찾아보기는 힘들 것이다.
결국 기금의 운용방식 역시 재무건전성, 수익성 기준을 중심으로 운용될 것이고 공공적 역할을 담보하기 위한 계획은 사장될 것이다.
우리 노동조합은 이처럼 금번 법률의 핵심적 조항이라 할 수 있는 기금관리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있어서의 민주성과 객관성이 담보되어야 한다고 판단하며 나아가 협동조합을 살리는 기금관리위원회가 되어야지 협동조합 수익창출의 기치 속에 자본의 잣대와 논리에 운영되는 기금관리위원회는 절대적으로 반대하는 것이다.
또한 협동조합의 일주체인 협동조합노동조합의 참여가 배제된 채 운영되는 기금관리위원회는 지역농협 노동자의 생존을 협동조합을 고사시키려 드는 이들에 의해서 무방비로 내맡긴 형국이 되고 말 것이라는 예측을 낳게 한다.
6] 경영정상화 이행약정의 체결
법률 제 23조는 관리기관이 조합에 자금을 지원하고자 하는 때에는 당해조합과 경영정상화이행약정을 체결하여야 한다고 되어 있다.
그리고 약정서에 포함되어야 할 내용으로 1. 순자본비율 등 대통령령이 정하는 재무건전성 기준에 관한 목표, 2. 자산대비 수익률 등 대통령령이 정하는 수익성기준에 관한 목표, 3. 중앙회 예치 등 지원자금의 안정적 운용 및 상환계획에 관한 사항, 4. 기타 사항 등으로 적고 있다. 그리고 농림부 장관 또는 관리기관의 장은 기금이 지원된 조합의 임·직원이 약정서의 내용을 이행하지 못하거나 허위의 보고나 진술을 한 경우 당해 임원의 해임, 직무정지 또는 직원의 징계를 요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간 농협중앙회는 농협구조개선특별법이 통과되기 전부터 이미 지역조합에 경영개선이행약정의 체결을 강요하여왔다.
이는 통과를 기정사실로 염두에 두고 행한 작태인데, 경영개선계획의 내용에는 수익률 개선, 재무건전성 개선계획과 더불어 인원감축을 비롯한 구조조정계획, 심지어는 일정기간 노동조합활동의 중단까지도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이러한 이행약정서의 체결에 불응할 경우에는 신규자금 지원중단, 기존 지원자금 회수, 사업정지, 사업이전명령 등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본 법률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은 내용이 농협중앙회의 이행약정체결 지도문서에는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이는 농협중앙회의 그간의 침탈적 행태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이다.
농협중앙회는 금범 법률에 근거하여 경영개선이행약정체결이라는 광의적 침탈문건을 통해 또다시 농협중앙회 수익중심의 기만적 사기행각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비등한 사례로 우리 노동조합 산하의 부실판정 지역조합은 신규자금 지원중단이라는 공공연한 협박에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조차 향후 3년동안 자제한다는 항복문서를 받아 들고 깊은 고민에 빠져 있다.
우리 노동조합은 경영개선계획의 기조가 지역조합 사용자들의 방만한 경영을 바로잡고 경영진의 명확한 책임을 묻는 방향으로 진행되어야지, 이를 계기로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을 탄압하고 협동조합 노동자의 고용불안을 야기시키는 방향으로 진행되어서는 결코 안된다고 판단한다.
4. 법률 개정방향
1] 법률적용 범위와 대상, 기한의 명기
법률적용 범위와 대상을 169개 부실조합으로 한정한다.
부실조합이라 하더라도 경영개선계획에 대한 평가를 통해서 최대한 회생방안을 마련토록 하며, 조합원 스스로의 의사결정에 의해서 합병 및 계약이전을 거부한 경우에는 조합원의 의사를 존중하여 지방자치단체와의 협력 하에 회생방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한다.
그리고 한시법으로서 5년의 기한으로 유효기간을 설정한다.
2] 지역조합부실대책위원회(가칭) 구성
지역조합부실대책위원회를 노동조합, 지역조합, 농민단체, 농협중앙회, 농림부, 학계,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하여 지역조합의 부실 및 부실화경향에 대해서 그 원인을 분석하고 장기적인 대책을 내올 수 있는 단위를 구성한다.
대책위원회는 구성 2년 이내에 대책을 제출하고 이 대책은 협동조합 개혁방안의 근본원칙으로서 활용될 수 있도록 한다.
3] 적기시정조치제도 및 행정처분의 강제조치 완화
적기시정조치 및 행정처분의 강제조치 조항 중 독소조항은 삭제되어야 한다. 합병과 사업양도 및 계약이전의 결정 시 조합원 의결절차에서 기존의 의결정족수를 완화하는 것은 사업의 성격상 조합의 미래를 결정할 중요한 사안이므로 결코 인정될 수 없다.
또한 합병과 사업양도 및 계약이전의 결정은 경영개선이행계획을 제출할 때에 그 내용이 포함될 수 있도록 해야지 처음부터 미리 그 내용을 정하여 명령할 수 있어서는 안된다.
또한 경영개선이행계획이 제출되었을 때 합병과 사업양도 및 계약이전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면 이를 근거로 조합원투표에 의해서 의사를 물어 결정해야지 조합원투표 여부와 상관없이 행정처분을 내릴 수 있도록 한 조항은 삭제·변경되어야 한다.
또한 적기시정조치제도에 대해서 조합원총회 또는 투표에 의하여 그 이행을 거부하였을 때 소명기회를 주도록 되어있으나 이의 효력이 명기되어 있지 않은 부분은, 협동조합의 원칙에 근거하여 조합원총회 또는 투표의 효력을 그대로 인정하되, 소명기회를 통해서 조합 자체적인 경영개선계획을 제출할 수 있도록 하고 기한을 정하여 다시 논의할 수 있도록 보장한다.
4] 기금관리위원회 구성인원 변경
기금관리위원회의 구성인원을 농민단체 0인, 노동조합 및 협동조합 관련 시민단체 중에서 위촉을 받아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장이 지정하는 자 0인으로 하고, 기존의 법률 제 13조 삼항 8호 농업관련단체는 농민단체로, 9호 학식과 경험이 풍부한 자는 시민단체가 위촉하는 학계 0인으로 변경한다.
5] 정부출연금와 확대와 차입금의 축소
협동조합의 공공적 성격을 고려하여 원리금과 이자부담을 가중시키는 차입금 형태의 공적자금 비중을 축소하고 정부출연금의 확대를 통해서 공공적 성격을 담보한다. 이는 법률상 내용으로 포함되지는 않으므로 기금관리위원회의 기금구성방향에 대한 논의를 통해서 결정되어야 할 사항이다.
6] 경영정상화 이행약정의 체결시 내용확정
경영정상화 이행약정의 약정서 체결시 시행령을 통하여 약정서 포함내용을 명확히 하고, 이것이 노동조합활동에 대한 탄압, 직원에 대한 강제적 구조조정의 내용을 담지 못하도록 한다.
7] 벌칙조항의 완화 및 삭제
조합원총회 및 투표의 결정을 보장하는 기조를 담아 벌칙조항과의 충돌부분이 있으면 내용을 수정한다.
8] 부실조합, 부실우려조합의 지정
수익보다는 조합원의 복리향상을 최대목적으로 하는 협동조합의 이념을 고려할 때, 경영마인드로 조합원들의 자발적·자주적 결사체인 협동조합의 부실여부를 자의적 잣대로 판단하는 것은 불합리한 측면이 있다.
또한 농협중앙회와의 왜곡된 관계설정 속에서 경제사업과 농가부채를 끌어안고 있는 지역농협의 저수익구조와 농협중앙회의 침탈을 고려하면, 지역농협의 부실원인에 대한 근본적 성찰없이 현상만을 놓고 진행되는 부실조합 정리는 부당하다. 따라서 수익구조만을 따지는 부실판단이 아니라 잘못된 국가정책에서 비롯된 농가황폐화와 지역조합 부실원인을 근본적으로 따져보아야 할 것이다.
현재의 기만적이며 획일적인 지역조합 등급제는 철폐되어야 하고 법률에 담겨있는 부실조합과 부실우려조합의 지정 요건은 객관적이고 민주적인 절차에 따라 결정되는 시스템을 추가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법률의 시행에 앞서 지역조합의 자력에 의한 회생가능 조합선정부터 그 법적 요건을 성숙시키는 방향으로 개정안을 도출해야 할 것이다.
9] 농협중앙회의 경영합리화 여건의 충족
법률은 결국 지역조합 구조조정에 그 기조가 맞추어져 있다.
농협의 재무구조확보와 날로 증대되는 부실조합을 구조조정한다는 미명아래 기금관리기관
의 역할을 하고 있는 농협중앙회가 먼저 구조조정과 관련하여 솔선수범하지 않고 지역조합
구조조정만을 강제한다는 부실책임 떠넘기식 행태는 분명 기만적 발상이다.
지역조합 구조
조정에 앞서 농협중앙회 자신도 애초 통합시 대국민약속으로 천명했던 슬림화정책을 시행
하여야 하며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의 향후 분리문제는 물론 지역조합과 농협중앙회간의 불
평등한 사업구조 개선규정도 법률 개정안에는 응당 포함되어야 한다.
5. 나가는 말
인간의 체온없는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 강화 속에 협동조합 구조조정이라는 자본적 사고
로 접근된 금번 법률은 이 땅의 고사되어가는 민족농업과 협동조합 위기의 현실 속에 자본
친화적 농협중앙회의 기능의 비대화뿐만 아니라 외적인 비대화를 가속화시킬 법적 토대를
구축하게 되었음은 물론이려니와 정권의 협동조합에 대한 통제는 고착화되었다.
조합원간의 협동, 지역조합간의 협동이 촉진되기보다는 부실조합정리라는 경제논리에 의해
협동은 억제될 것이고, 농협중앙회의 독점성은 지속될 것이며, 품목별 전업농가들의 조합
이탈 현상은 가속화될 것이다.
농협중앙회는 금번 법률에 의해 지원받는 공적자금에 의해 여전히 정권 의존적이고 정권은
내용적으로 농협을 통제하는 구조가 지속되고 농민조합원은 배제되는 구조가 지속될 것이
자명하다.
지역조합에 대한 획일적 정리방식만 남고 농협중앙회의 지도교육기능, 경제사업연합기능,
신용사업연합기능 정립은 그 어떠한 법률로도 담보해내지 못한 채 조합원, 지역조합, 농협
중앙회의 이익이 일치하지 않고 상충되는 갈등구조가 지속될 것이다.
지역조합의 부실회복과 자생력 확보를 위한 기능적·효율적 방안은 뒷전으로 밀리고 농림부
에 의해 관제화된 지역조합의 구도는 더더욱 가속화 될것이다.
결국 협동조합 구조의 올바른 개혁방안을 회피하고 단순 강제통합을 행정력과 여론몰이로
몰아붙이는 법적 구실이 될 것이다.
지역조합은 농민과 조합의 이익과 일치되는 구조로 개
혁되지 않을 것이며, 농민을 위한 농협, 지역농촌과 밀착된 농협으로의 올바른 협동조합 이
상향은 요원한 일일 것이다.
2001년 10월, 자본의 오류와 한계를 극복해내고 계급간의 갈등을 봉합시킬 인류의 인간적
이념상인 협동조합을 살려내기 위한 시점에 이 땅의 400만 농민과 5만 지역조합 노동자가
전선을 같이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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