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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탄강댐 건설반대 철원군대책위원회 [자유게시판]
     
 
이름: 최종철
2003/11/20(목)
대형댐은 부정부패의 기념탑  
  대형댐은 부정부패의 기념탑
 책제목 : 소리 잃은 강
 저   자 : 패트릭 맥컬리
 출판사 : 지식공작소
 출판일 : 2001.6.29
 정가 : 18,000원
     
 

`섬진강 시인'으로 불리는 김용택씨가 고민에 빠졌다고 한다(한겨레 보도 13일치 15면). 건설교통부가 지난 11일 발표한 전국 댐 후보지 12곳 가운데 김용택 문학의 젖줄이기도 한 고향이 포함돼 수몰될 위험에 처해있기 때문이란다.

지난 20세기 동안 대형 댐은 경제 성장과 과학적 진보의 우상이었다. 전력과 물, 식량의 공급원이자, 홍수의 조련사, 사막의 젖줄, 독립국가의 보증서, 그리고 인류가 건설한 가장 거대한 단일 구조물이었다.

그러나 바로 그 댐으로 인해 세계 담수 어종의 5분의1이 멸종 위기에 있거나 이미 멸종됐다. 수몰로 삶의 터전을 잃은 사람은 대략 6000여 만명으로 추산된다.

 중국을 제외하고 지난 세기 동안 대략 200여 개의 댐이 무너지거나 넘쳐 1만3500명 이상의 인명을 잃었고, 1975년 중국 허난 성에서 일어난 일련의 댐 붕괴는 대략 23만 명의 사상자를 내기도 했다.

[소리 잃은 강](지식공작소)은 미국 캘리포니아의 국제하천연대 캠페인 감독인 패트릭 맥컬리가 3년에 걸친 방대한 자료 수집과 분석을 기초로 내놓은 역작이다. `대형 댐의 생태학과 정치학'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대형 댐의 기술적·환경적 문제 뿐 아니라, 댐의 정치경제학과 이데올로기를 다루고 있다.

“댐은…사회주의 건설의 강력한 기초이다. 10월 혁명만이 이렇게 거대한 것을 건설할 수 있게 하였다. 소련의 프롤레타리아 계급은 드네프로스트로이를 통해 볼셰비키들이 어떤 일을 해낼 수 있는지를 보여주었다.

” 세계 최초의 대형 댐인 드네프로스트로이 준공식 때 부수석 엔지니어가 정부 고관들과 6만 명의 노동자들 앞에서 한 연설의 일부다. 이처럼 대형 댐 건설은 대부분 민족주의나 진보주의 등의 이데올로기와 결합해 추진됐다.

그리고 그 이데올로기의 이면에는 값비싼 프로젝트를 따내려는 수천 명 엔지니어들의 다툼과 로비가 감추어져 있다.

 댐 건설업은 현재 연간 200억 달러 상당의 시장을 갖춘 사업이고, 한번 프로젝트를 따내면, 엄청난 돈이 굴러 들어오기 때문에 관련 기업은 맹렬한 로비를 벌인다. 관련 기업과 기관이 이득을 챙기느라 34억 달러 건설 비용이 200억 달러로 뛴 브라질의 이타이푸 댐 건설은 `자본주의 역사상 최대의 사기극'으로 일컬어진다.

대부분의 나라에서 대형 댐 건설은 정치인, 관료, 건설업자의 3자 공조체제에 의해 추진되고, 그 결과 댐은 사실 `부패의 기념탑'이 되고 만다. 대형 댐 신화는 댐의 효용만 강조하는 학교 교육에 의해 견고히 뒷받침되고 또 정부는 막대한 홍보예산과 정보 왜곡에 의해 강화된다. 이것이 바로 환경보호론자가 아니더라도 납세자라면 누구나 댐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이 책의 마지막 부분은 인도, 타이, 헝가리를 비롯한 일본, 미국 등 1970년대 이후 전세계 댐 건설 반대 운동의 흐름과 전망에 지면을 할애하고 있다.

댐 건설 반대 운동은 브라질에서는 소수민족의 민족주의 운동과 결합돼 관심을 끌었으며, 동유럽에서는 체제와의 싸움이기도 했다.

댐 건설에 대한 싸움은 의사 결정 과정에서의 투명성과 민주화를 확보하는 문제이기도 하기 때문에, 1980년대 동유럽과 남아메리카의 민주화 운동에서 댐 반대 투쟁이 결정적인 구실을 수행한 것이 우연이 아니었다.

한국은 대형댐 765개를 가진 세계에서 일곱번째로 많은 대형 댐을 보유하고 있으며, 현재도 대형댐 132개을 건설 중이다. 이 책의 논의가 결코 남의 이야기는 아니다.

600여 쪽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이지만, 평이한 문장과 풍부한 사례와 통계자료로 쉽게 이해할 수 있다는 점이 이 책의 강점이다.

김아리(책과사람) / 한겨레신문  / 200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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