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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8/11(목)
[펌] 검찰개혁 - 시군 검찰청을 설치하여야...  

<경상대학교 사회과학연구원 월례발표회 겸 법학연구소 논문발표회 발제문> 2003. 4. 10.


검찰개혁의 방향과 과제


이 창 호(경상대 법대 교수, 형법학)

1. 검찰개혁의 당위성


한국 현대사에서 군사독재 시절에는 중앙정보부와 기무사가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러 왔다. 그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인권침해가 있었는지는 너무나 잘 알려진 사실이다. 문민정부 이후 권력체계의 변화로 검찰이 사실상 권력기관의 최정점에 위치하게 되었음은 물론이고, 법적으로도 최고권력기관의 위치에 있음은 물론이다. 그것을 뒷받침하고 있는 것이 바로 검찰권력을 보장하고 있는 제도적, 법적 장치들이다.




검찰권의 내용은 범죄수사, 사법경찰관리에 대한 수사지휘감독, 공소제기, 공소유지, 법원에 대한 법령의 정당한 적용 청구, 재판집행의 지휘감독, 국가를 당사자 또는 참고인으로 하는 소송과 행정소송의 지휘감독 등을 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이외에도 검사는 사회보호법 등각종 법령에 의하여 여러 가지의 권한과 자격을 부여받고 있다. 검찰권의 핵심은 물론 범죄에 대한 수사권과 공소권이다. 이 권한은 경찰에 대한 수사지휘와 기소독점주의와 기소편의주의 제도에 의하여 강력하게 행사된다.




이처럼 방대한 권한을 부여받고 있는 검찰이 지금까지 역사적으로 보여 온 모습은 한마디로 검찰권 남용의 역사였다. 굳이 노동자와 학생 등 양심범에 대한 공소권의 남용을 들지 않더라도, 일반 형사범들에 대해서도 검찰은 공정한 법집행기관으로서 체면을 유지하지 못하고 마냥 두려움의 대상 그 자체였다. 검사가 가지고 있는 권한 자체가 피의자나 피고인의 신세를 마음대로 좌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형식적으로는 법무부장관의 지휘통제권, 내부감찰제도, 항고제도, 재정신청제도, 헌법소원제도 등이 마련돼 있지만 모두 고유한 한계가 있으며 실효성이 거의 없다.




법적, 조직적 실체로서의 검찰은 크게 볼 때, 수사지휘권, 기소독점권, 법무행정 및 법령입안권 (법무부 장악) 등 방대한 권한을 갖고 있다. 이러한 권한은 한 집단이 별반 통제도 받지 않고 행사하기에는 그 자체로서 너무나 강력하고 위험천만한 권력이다. 검찰기관의 이러한 무소불위의 권력은 1,350명의 검사를 중심으로 휘둘러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사회에서 검사는 공익의 대변자, 인권옹호기관이기 보다는 권력의 상징으로서 인식되어 왔다.(돈 많은 집안에서는 검사를 사위로 맞는 것을 가문의 영광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들의 재산을 지켜주는 방패막이로 생각하는 것이다)




검찰은 지금까지 국민의 종이 아니라 국민 위에 군림해 왔다. 국민들이 검사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검찰 스스로 얼마나 반성해 왔는지 우리는 알지 못한다. 검찰을 비롯한 사법권력에 대한 국민들의 원성과 비난은 하늘을 찔러 왔다. 얼마 전 열렸던 ‘대통령과 평검사와의 대화’를 시청한 국민들은 검찰의 옹졸하고 오만한 실체를 두 눈으로 확인하고 말았다.




독립관청인 검사들로 이루어진 검찰은 분명 군대, 경찰, 정보기관과는 다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제부턴가 검찰은 조직의 논리가 가장 강조되는 정부기관의 하나가 되었다. 공익의 대표자들로 이루어진 엘리트 조직이라는 자부심보다는 일사불란한 상명하복의 검사동일체 원칙에서 조그마한 틈새도 허용치 않는 경직된 조직지상주의와 조직이기주의에 빠져 있었음을 스스로 전국민 앞에 폭로하고 말았다.




이제 검찰조직은 자기혁신을 기대하기에는 어려운 괴물과 같은 조직이 되고 말았다. 뿐만 아니라 검찰을 지휘 감독하는 법무부에 의한 개혁도 기대할 수 없다. 그 이유는 법무부가 사실상 검사들에 의하여 장악되어 있기 때문이다. 가장 심각한 것은 지금까지 검찰조직은 법에도 없는 철저한 서열주의에 의하여 거대한 철옹성 같은 권력의 요새가 되어 있었다.1)




검찰개혁을 필요로 하는 근본이유는 소수정예집단이 통제 받지 않는 막강한 권력을 법적, 제도적으로 누리고 있어 무책임한 특권의 성채가 되었다는 데 있다. 검찰이 실질적으로 장악해온 모든 업무영역은 검찰 특유의 권위주의와 특권의식, 전문성 결핍과 권력편의적 행태에 짓눌려 한국사회에서 가장 후진적이고 왜곡된 영역으로 남아 있다. 보다 구체적으로 수사, 기소, 형집행, 가석방, 보호관찰, 인권, 출입국, 국가송무, 법령해석, 기본법 영역의 법제정책 및 법령입안, 검찰행정, 법률구조 등 실질적으로 검찰이 장악한 법치, 사법의 핵심 업무 및 그 관장기구들은 인권과 법치의 관점에서 저발전과 낙후성, 그리고 비민주성을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요컨대 현재와 같이 외부의 실효적 통제와 적절한 권한축소가 없는 상태에서 검찰집단이 수사지휘권, 기소독점권, 법무행정권을 독점적으로 장악하는 현상이 지속될 경우, 위의 업무영역에서의 비효율과 비민주성은 물론, 직간접적으로 연루된 경찰, 교도소, 사법부, 법률시장, 법학연구, 법학교육, 법조양성, 법무인력 수급 등 법치주의의 요소 요소마다 악영향을 미치며 왜곡과 저발전을 초래하여 법치주의와 민주주의의 심화발전, 즉 인권법치국가로의 발전에 암적 요소로 기능하게 될 것이다. 이것이 검찰개혁이 필요한 가장 기본적인 이유이다.




검찰은 조직체계상 어떠한 위치에 있더라도 본질상 사법권력 즉 형사사법권을 행사하는 조직이다. 사법의 역할은 구체적 사건의 적정한 해결을 통하여 질서를 형성하는 기능을 한다. 이러한 기능은 검찰권 행사의 공정성, 객관성, 합리성, 합법성의 보장을 통해서만 달성될 수 있다. 검찰권 행사의 적정성을 해치는 가장 큰 이유는 연고주의와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의 훼손이다. 견제와 균형을 이뤄 적정하게 행사되어야 할 준사법권의 행사가 연고 위주의 패거리 인사에 의해 굴절되고, 검사의 출세를 위한 자발적 충성이나 정치권력의 필요에 의하여 정권의 시녀 노릇을 하여 온 것이 사실이다.




오늘날 제기되고 있는 검찰의 문제는 어느 날 갑자기 비롯된 것이 아니다. 그것은 검찰 역사 전체를 통하여 끈질기게 재생산되어 온 일종의 선천성 무뇌증이다. 스스로 100년 역사를 자랑삼아 떠들고 있는 것을 보면 정말 그렇다는 느낌이 든다. 검찰 역사에는 자랑할 것이 하나도 없다. 1백년 역사 전체가 민족과 민중에 대한 억압과 고통을 안겨 준 역사이다. 일제에 의해 나라 전체가 유린되었을 때 일제의 앞잡이 노릇을 하다가 미군정에 빌붙어 다시 또 민족과 민중을 유린하고, 군사독재와 문민독재에 아부하며 권력의 시녀 노릇을 해 온 것이 검찰 백년 역사가 아니었던가.2)




검찰은 또한 범죄수사와 처벌을 통하여 국가 질서를 지키기 위하여 밤잠 설치면서 일해 왔다는 것을 자랑삼아 떠들고 있다. 검찰이 말하는 국가는 누구의 국가였고, 그들이 지키려고 한 것은 누구의 질서였단 말인가. 그들이 지킨 질서는 일본제국주의 질서였고, 군사독재의 질서였으며, 분단의 토대 위에서 성장해 온 재벌과 권력의 질서이다. 일제하에서 독립을 외치던 독립운동가를, 군사독재하에서 민주화를 외치던 민주인사를, 분단의 시대에 통일을 외치던 학생들을 잡아 가둔 주범이 바로 검찰이다. 법조 주변에 만연되어 있는 폭탄주 문화는 바로 그들의 무뇌증을 폭로하는 현상이다. 이것이 이 나라 검찰의 역사이다.




부와 권력을 갖지 못한 일반 범죄인들에 대해서는 유죄판결과 중형을 얻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는 무서운 존재로 인식된 반면에, 권력과 부를 누리는 자에 대해서는 무기력한 존재로 인식되어 온 것이 검찰이다. 이러한 경향은 그동안 검찰이 권력층의 정치적 의혹사건, 정경유착에 의한 대형 경제적 부정사건, 재벌의 변칙증여와 탈세사건, 고위공직자들의 부정부패사건, 선거법 위반사건 등에 대해서는 사법적 대응을 기피하거나 소극적으로 대처하였던 반면에, 사회정의와 민주주의를 외치는 집단이나 사회적 약자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대처해 온 것은 숨길 수 없는 사실이다.3)




사회정의와 인권옹호를 위한 검찰의 역사는 어디에서도 찾을 길이 없다. 이 오욕의 역사를 검찰 스스로 떨쳐버리고 진정한 공익의 대표자로서 정의와 인권과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수호자가 되려는 기미가 아직 보이지 않는다. 더 이상 검찰 자신의 개혁을 마냥 기다리고 있기에는 너무나 답답하다. 검찰과 가장 밀접한 관계에 있는 형사법학자들의 역할이 기대되고 있는 역사적 시점에 우리는 놓여 있다. 검찰에 대한 국민의 질책은 바로 우리 형사법학자들에 대한 국민의 비판이기도 하다. 이 글은 사법개혁의 한 축인 검찰개혁에 대한 대강을 형사법학자의 한 사람으로서 밑그림을 그리는 작업에 불과하다.  




검찰개혁은 검찰을 포함한 사법 전체의 틀을 근본적으로 새로 짜는 차원에서만 이루어질 수 있다. 그 방향은 검찰권력을 포함한 모든 사법권력을 그 주인인 국민에게 되돌리는 방향이어야 한다. 국민 위에 군림해 온 법률가들이 국민 속으로, 아니 국민을 주인으로 섬기는 위치로 내려가는 것이어야 한다. 범죄자도 국민의 일부이다. 그러기에 검찰개혁은 범죄자의 인권을 최대한 보장하려는 의지를 가지고 출발해야 한다. 그럴 때에야 비로소 진정한 개혁의 방향을 잡을 수 있다.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여 이 글은 먼저 지금까지 제기된 여러 개혁안을 대부분 배척하고 그 일부분만을 수용하여 청와대에 보고한 법무부장관의 업무보고 내용 중에 포함되어 있는 검찰개혁안을 비판적으로 검토한다. 그러한 개혁안으로서는 제대로 된 개혁을 할 수 없음을 확인하고, 국민을 위한 방향에서 진정한 의미의 검찰개혁을 위하여 요구되는 과제들을 진지하게 검토하고자 한다.



2. 검찰개혁의 방향


(1) 법무부장관의 검찰개혁안 검토


참여정부의 첫 법무부장관인 민변 출신의 강금실장관이 3월 17일 대통령에게 보고한 법무부 2003년 주요업무계획에 나타난 검찰개혁 구상을 검토해 보자.


보고서는 우선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위해 법무부와 검찰의 상호 견제와 균형을 유지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검찰이 제 기능을 다해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정치적 중립과 독립성 확보를 위한 제도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검찰개혁의 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과제를 제기하는 배경으로 법무부의 인사권과 검찰지휘권 남용 등에 의해 일방통행적 구조로 변질되고, 검찰청법이 의도한 견제와 균형 관계가 무너져 검찰기능의 왜곡 현상이 초래되어 검찰의 중립성이 훼손되었다는 지적과 함께, 중요사건 수사 과정의 정치적 중립성 손상, 검찰간부의 도덕성 훼손, 검사 인사를 둘러싼 편파 시비로 검찰조직 내부 균열과 기강 해이 현상의 발생과 검찰에 대한 국민 불신 심화와 특별검사제 도입으로 인한 검찰 위상 추락을 문제점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과제를 추진하기 위한 방안으로 크게 여섯 가지를 제시하고 있다. 첫째, 법무부와 검찰의 견제와 균형을 회복하기 위한 대책으로 법무부장관의 검찰 인사권과 지휘감독권은 현행대로 유지하고, 검사의 법무부 배치도 현행대로 유지하며, 법무부는 검찰인사권과 지휘감독권으로, 검찰은 수사권으로 상호 견제하며 본연의 임무에 충실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되어 있다. 현행제도의 골격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어떻게 양부처의 상호견제와 균형을 도모할 수 있는 묘책을 찾을 수 있을지 심히 의문스럽다. 그저 말로만 공치사를 하는 것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둘째, 검찰 인사 제도의 획기적 쇄신책으로, 외부 인사의 참여를 확대한 검찰인사위원회를 이원적으로 구성하여 이를 심의기구화하여 운영하고, 검찰총장의 일정 보직 추천권 등 검찰 의사를 반영하는 제도를 추진하겠다고 한다. 현재의 검찰 인사제도에 비해서는 진일보한 대책이지만, 여전히 법무부의 검찰에 대한 인사권에 의한 통제는 문제로 남는다.



셋째, 검찰의 중립성 일탈에 대비한 견제장치를 도입하겠다고 한다. 이를 위하여 우선 한시적 상설 특별검사제를 수용하고 필요시 법무부장관(검찰총장)이 적극적으로 발동을 요청하겠다고 한다. 이러한 주장은 민변을 비롯한 각계의 요구를 받아들이겠다는 것으로 보이나 검사집단의 현재까지의 태도로 보아 제도화에 이르기까지 내부적으로 진통을 겪을 것은 명약관화하다. 다음으로 불기소 사건에 대한 재정신청 범위를 대폭 확대하고, 항고사건 결정과 수사 자문 등 검찰 업무에 민간인 참여를 확대하는 방안으로 ‘항고심사위원회’와 ‘검찰수사자문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 한다.



넷째, 국민신뢰 제고를 위한 검찰 문화 혁신을 위하여 직위별 검사회의 활성화, 토론하는 분위기 조성, 상사의 부당한 명령에 대한 수사검사의 이의제기권 신설을 검토하겠다고 한다. 다섯째, 검찰 감찰 기능을 법무부로 이관하거나 또는 대폭 강화하고, 내부 사정과 규율 확립으로 기강 해이 현상을 일소하고 사건 축소 은폐나 부당한 압력 청탁을 철저히 조사하여 징계 또는 인사로 엄중 문책하여 신상필벌의 기풍을 조성하고 엄정한 복무기강을 바로잡겠다고 한다. 이러한 주장은 정권이 바뀌거나 장관이 바뀔 때마다 의례적으로 반복되어 온 보고사항이다. 여섯째, 결재 제도를 합리화하고, 형사부 및 고검 기능을 강화함으로써 국민 편의 증진 차원에서 검찰 기능 개편을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위의 보고사항에 대하여 전체적 평가를 해 보면, 현재의 검찰 조직의 근본은 전혀 건드리지 않고 있는 점에서는 개혁이라는 구호와 어울리지 않는다. 다만 검찰에 대한 국민들의 따가운 비판을 의식하여 약간의 전향적 태도를 보이고 있는 점에서, 과거 문민정부나 국민정부에서 보다는 확실히 진일보한 측면이 있다. 특히 상설 특검제 수용, 재정신청 범위 확대, 각종 위원회의 설치와 민간인 참여 확대, 수사검사의 이의제기권 등이 그러하다. 문제는 이러한 제도의 도입과 시행에 이르기까지 검찰 내부의 저항이 만만찮을 것이라는 점이다. 위의 사항들이 모두 검토대상으로 되어 있을 뿐이다. 검토과정에서 어떻게 축소되고 왜곡될지 아무도 장담하지 못하는 것은 지금까지 검찰이 보여 온 행태로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문제이다.



그러나 설령 위와 같은 제도 개혁이 모두 이루어진다 하더라도 검찰 내부의 잔잔한 긴장감은 형성될지 몰라도 국민들의 피부에 닿는 검찰의 변화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은 뻔하다. 그 이유는 검찰개혁의 문제를 보다 더 큰 틀인 사법개혁의 일환으로 접근하지 않고, 현재 검찰에 집중되는 국민들의 따가운 시선을 일시적으로 회피하기 위한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기 때문이다.



(2) 검찰개혁의 방향


첫째로, 검찰개혁은 총체적 사법개혁의 일환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흔히 개혁과 혁명을 대비시켜 혁명은 급진적인 변혁을 의미하고, 개혁은 점진적인 변화를 의미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대체로 틀린 말은 아니라고 보여지지만, 철옹성 같은 검찰권력의 개혁은 점진적인 변화를 추구하는 것만으로는 도대체 이루어질 성질의 것이 아니다. 그것은 앞에서도 지적하였듯이 새 정부 들어서면서 국민들의 검찰개혁 요구가 활화산처럼 달아올랐음에도 불구하고, 법무부장관의 보고내용에서 보이듯이, 국민들의 형사사법의 공정과 형평에 대한 기대를 충족하기에는 너무나 부족하다는 점에서 알 수 있다.



검찰개혁은 형사사법과 관련된 전 영역 법무부 개혁, 법원 개혁, 변호사 개혁, 법학 개혁, 경찰 개혁, 교도소 개혁과 동시에 추진되지 않으면 땜질식 처방으로 끝나고 말 성질의 것이다. 법조 전체는 물론 법학자를 포함한 법률가집단 전체의 생리와 구조를 근본적으로 되짚어보고, 그러한 반성에 입각하여 진지하게 접근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한국사회의 법률가집단은 전체적으로 한국사회의 보수 기득권층에 깊숙이 편입되어 기득권 세력을 보호하는 방패막이 역할을 수행하여 왔고 지금도 수행하고 있음을 부끄럽게 생각하여야 한다. 법률가집단 전체가 이러한 반성적 사고를 할 때에만 비로소 총체적 사법개혁 나아가 검찰개혁을 위한 단초가 열릴 수 있다.



그러한 반성 위에서 사법구조 전체에 대한 총체적 개혁방안이 모색되어야 한다. 법학교육 제도의 변화, 법조양성 제도의 개혁, 법원과 검찰의 조직체계와 인사제도의 개혁, 재판제도의 개혁, 변호사 제도의 개혁 등 총체적 사법개혁이 추진되어야 한다. 김대중 정권 시절 한 때 진행되어 오던 사법개혁에 관한 논의가 어느 순간 슬그머니 사라져 버린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아마 사법개혁에 관한 논의가 국민적 수준에서 진행되지 못하고 법학 교수를 비롯한 법률가집단에 의해서 주도되었기 때문에 논의 자체가 실종되었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 왜냐 하면 법률가집단 스스로는 진정한 개혁을 원치 않는 집단이기 때문일 것이다.



둘째로, 검찰개혁은 민주주의와 인권의 원칙에 입각한 개혁이어야 한다

검찰개혁의 목표는 형사사법권의 공정한 실현을 통한 인권 보장에 있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개혁 자체가 이러한 원칙에 입각해서 이루어지지 않으면 안 된다. 인권과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검찰개혁은 전체 국민이 학수고대하는 사항이다. 그러기 때문에 개혁의 주체 또한 국민이어야 한다. 국민이 개혁의 내용과 수준을 결정하고 법률가집단은 실무적인 차원에서 보조하는 역할에 그치는 방법으로 추진되어야 한다.4) 검찰권의 행사와 관련하여 국민의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는 제도들이 모색되어야 한다. 검찰제도와 관련된 국민참여의 확대는 주로 검찰권력에 대한 통제장치와 관련되어 논의되어야 할 것이다.



셋째로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보장할 수 있는 개혁이어야 한다

검찰의 정치적 중립에 관해서는 더 이상 언급을 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너무나 자주 지적되어 왔기 때문에 더 이상의 설명을 생략하기로 하자.



넷째로, 검찰개혁은 지방분권의 일환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검찰개혁은 사법개혁의 한 축으로서 진행되어야 함은 물론이고, 사법개혁 또한 전반적인 정치개혁, 행정개혁과 동시에 진행되지 않으면 불가능한 문제이다. 특히 필자의 생각으로는 무엇보다 행정개혁이 중요하며, 행정개혁의 요체는 뭐니뭐니해도 지방분권이다. 지방분권의 내용으로 현재 법원과 검찰의 분권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조차 되지 않고 있는 상황을 보면, 지방분권 또한 알맹이 없는 생색내기 전시용으로 흐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실정이다. 여하튼 중요한 것은 검찰개혁의 문제는 우리 사회의 총체적 개혁을 지향하는 차원에서 접근하지 않으면 쉽게 실현되어질 성질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강력한 검찰권력에 대한 효과적인 견제와 감시를 하기 위해서도 검찰권력의 분권화는 필수적이다.



한국사회의 중앙권력의 과도한 집중과 그로 인한 권력의 비대화가 한국사회의 모든 부패와 병리현상의 중요한 원인이 되고 있음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5) 행정권력의 중앙집중도 물론 문제이지만, 검찰권력과 사법권력의 중앙집중은 너무나 심각하다. 좀 극단적으로 표현하면, 형사사법권력을 분산하지 않으면 한국사회의 균형적인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



다섯째로, 검찰개혁은 검찰의 전문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현대사회의 범죄현상은 고도로 지능화, 전문화된 영역이 많다. 이러한 전문 범죄에 대하여는 그 분야에 탁월한 전문적 지식을 갖춘 검사가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대처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기 때문에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춘 노련한 검사가 필요함은 물론이다. 그러나 현재 우리 나라의 검찰은 한마디로 만능선수이다. 언제 어떠한 보직에 임명될 지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인사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검찰업무의 전영역에 정통하지 않으면 안 된다. 부서간 지역간의 잦은 이동으로 특별히 개인적 소신을 가지고 집착하지 않는 한, 특정 분야에 대한 전문가가 되기가 쉽지 않다. 검찰개혁은 전문가를 양성하는 차원에도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충분한 교육과 연구의 기회가 보장되어야 한다. 아울러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발굴하여 검사로 임용하는 방안도 동시에 모색되어야 한다.



3. 검찰개혁의 과제


지금까지 검찰의 과거와 현재에 대한 비판적 검토를 함으로써 검찰개혁의 당위성에 대한 검토를 진행하고, 또한 검찰개혁의 방향에 대하여 간략하게나마 원칙적인 입장을 정리해 보았다. 문제의 뿌리가 깊고 넓은 만큼 검찰개혁의 과제 또한 근본적인 차원에서 접근하여 아주 광범위하게 논의되어야 할 성질의 것이다. 하지만 세부적인 차원의 논의는 기존의 여러 논의과정에서 상당 부분 제기되었으므로 여기서는 가급적 기존 논의와 중복되지 않는 범위에서 간략하게 제기해 보고자 한다.


(1) 조직체계의 개혁


   1) 검찰의 위상 재정립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보장하고 실추된 검찰의 위상을 제고하기 위하여, 우선 검찰청을 기존 법무부의 산하기관에서 분리하여 대통령 직속의 독립된 관청으로 격상시키는 문제를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물론 이 문제는 여러 가지 장단점을 신중하게 검토해야겠지만, 현재의 검찰 전반을 근본적으로 개혁하겠다면, 그 정도의 위상 변화는 당연히 필요하다. 선진 각국의 경우에도 검찰청을 독립관청으로 두는 경우가 별로 없지만, 우리 나라에서 그러한 제도를 도입 못할 이유는 되지 않는다. 중국의 경우 이미 오래 전부터 검찰원이 법원과 함께 헌법상 독립된 기관으로 위치지워지고, 법률 감독이라는 측면에서 법원에 대한 일정한 범위의 감독권까지 인정하고 있는 점은 음미해 볼만한 조직의 위상이다.6)


  2) 검찰조직의 근본적 변화 - 고등검찰청의 폐지와 지검의 강화


현재 중앙의 대검찰청, 5개 지역에 고등검찰청, 11개의 지방검찰청과 지청으로 되어 있는 검찰의 조직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 개편의 방향은 위에서도 언급하였지만, 방대한 검찰권력의 효율적인 지방분권을 위한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행정개혁의 경우 지방분권의 문제가 핵심이고, 그것은 광역자치단체 단위로 이루어져야 하듯이, 검찰의 분권도 동일한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복수 광역자치단체 지역을 관할하고 있는 현재의 고등검찰청을 당연히 폐지해야 한다.


현재의 검찰청법을 보면 고등검찰청의 경우, 명확한 임무조차 규정되어 있지 않다. 고등검찰청은 고등법원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에서 설치된 것으로 법원의 심급구조의 개혁과 동시에 현재의 고등법원과 고등검찰청은 폐지하더라도 전혀 아무런 문제가 없다. 대신에 현재의 지방검찰청을 고등검찰청으로 명칭을 격상시키든지, 아니면 경찰청의 경우처럼 지방검찰청으로 명칭을 바꾸어 사실상 검찰의 중추기관으로 자리매김 되도록 할 필요가 있다. 한편 고등법원과 고등검찰청을 폐지하는 대신에 현재의 시군법원과 동급의 시군검찰청을 기초자치단체 단위로 빠짐없이 설치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조직체계의 변화는 현재의 조직체계의 근간을 바꾸는 것이므로 법조계 내부에서 보면 가히 혁명적인 발상이지만, 일반 국민의 입장에서 보면 당연한 주장이다. 강원도 골짜기까지 서울고검이 관할하던 것을 강원지방검찰청이 관할하자는 것이다. 국민을 위한 검찰이 되려면 국민생활의 편의를 항상 고려해야 한다. 이러한 방식으로의 조직체계의 개편은 실질적인 지방분권을 실현하기 위한 전제이기도 하다. 사실 지금까지 검찰권력에 관한 여러 주장들이 나와 있지만, 지방분권에 대한 주장은 거의 없었다.



검찰권력의 지방분권은 여러 폐단도 지적될 수 있겠지만, 단점보다 장점이 훨씬 많다. 가장 큰 장점은 막강한 검찰권을 지역 단위로 분산함으로써 검찰권력의 비대성을 극복할 수 있다는 점이다. 검찰권력을 분산하지 않으면, 검찰권에 대한 효과적인 통제수단을 확보할 수도 없다. 범죄수사와 범죄예방을 위하여 전국적 단위의 활동이 필요한 경우는 예외적인 상황이다. 대부분의 범죄는 지역 규모로 이루어지고 있다. 지역 내부의 검찰권의 효율적인 행사가 훨씬 더 중요하다. 검찰권의 전국적 통일 행사가 필요한 업무는 지방검찰청간 협조나 혹은 검찰청의 조정 역할로 충분히 수행할 수 있다.


검찰조직의 중추는 광역자치단체마다 설치되는 지방검찰청이어야 한다. 중앙에 설치되는 검찰청은 원칙적으로 범죄 수사에 관한 권한을 가지지 않도록 하고, 검찰업무의 전국적 통일성을 도모하고, 각 지방검찰청의 업무를 조정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모든 중요한 범죄사건은 지방검찰청이 거의 전적으로 책임져야 한다. 이러한 검찰 조직체계의 개편은 당연히 법원 조직체계의 개편에 발맞추어 이루어져야 하며, 형사재판의 심급을 원칙적으로 이심제로 하는 것을 전제로 한 조직개편이다.



   3) 시군검찰청의 설치


시군법원에 대응하여 설치되는 시군검찰청은 일정한 기준에 의해 정해지는 경미사건에 대한 수사통제와 기소를 관할하는 것으로 하는 것이 좋다.7) 전체 형사사건에서 교통사고와 비슷한 종류의 경미한 사건이 차지하는 비율이 70%를 상회하고 있다. 시민을 위한 사법은 바로 여기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일상생활에서 비롯된 사소한 범죄 문제는 형사사법기관이 위에서 군림하며 강압적으로 처리할 것이 아니라, 범죄자의 생활 주변을 찾아가서 봉사하는 자세를 필요로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일본의 3자1일처리제도를 더욱 세련되게 다듬어서 우리 형사사법에 도입할 필요가 있다.8)



   4) 검사 계급제도의 폐지


이와 같은 각급 검찰의 위상을 재편한 다음에 각 지방검찰청은 그 규모에 따라 탄력적으로 필요한 부서를 두되, 원칙적으로 준사법관인 검사는 독임제 관청으로서의 지위를 가지므로 지방검찰청장을 제외한 모든 검사는 동급의 신분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이것은 마치 대학교수가 모두 독임제로서 전임강사이든 정교수이든 똑같은 업무에 종사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생각하면 된다. 굳이 계급이 꼭 필요한 경우는 검찰청장, 검사장, 수석검사(현재의 차장검사), 검사 등 네 직급이면 충분하다. 물론 검사를 보조하거나 시군지청의 업무를 수행할 검사보 내지 부검사 제도가 필요할 것이다.


   5) 검사동일체 원칙의 해체


검찰조직의 경직성과 정체성을 불러 온 가장 큰 제도적 원인 중의 하나가 검사동일체의 원칙이다. 검사동일체 원칙은 전국적으로 검찰총장의 독임제 관청과 유사한 기형적인 구조를 초래하였고, 가장 융통성이 필요한 범죄 수사 영역에서의 검사의 독창성을 억제하여 왔다. 범죄수사권을 행사함에 있어서 일사불란한 대응은 오히려 효율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 사건처리에 대한 검사간의 차이, 지역간의 차이는 각급 검찰위원회의 결정, 기타 업무협의나 중앙의 조정으로 극복할 수 있다. 그러나 수사업무의 효율성을 위하여 검사는 각급 검찰청 단위에서는 검찰청장과의 관계에서만 상명하복 관계에 놓이는 것으로 충분하다.


   6) 검사의 임면과 신분보장


검찰청장(기존의 검찰총장의 명칭을 순화한 것임)은 법무부장관의 제청으로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물론 현재 도입하여 시행중인 인사청문회 제도는 바람직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청장의 임기는 보장해야 하며, 국회에 대해서만 일정한 책임을 진다. 검사장급에 해당하는 대검검사의 임명은 검찰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검찰청장이 제청하여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한다. 법무부장관은 검찰청장에 대한 인사제청권만 가지고, 검사장급 이하 검사에 대한 인사에 일체 관여하지 않는 것이 타당하다. 지방검찰청장은 광역자치단체 주민의 직접 선거에 의해 선출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물론 임기제이며, 지방의회에 대해서 일정한 책임을 져야 한다. 검찰청의 독립관청으로서의 지위를 최대한 살리는 차원에서 필요하다. 일반 검사와 검사보의 충원은 법조 경력자 중에서 엄격한 선발기준에 따라 지방검찰청별로 임용하되, 각 지방검찰청 검찰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


   7) 소결 - 민주주의와 지방분권 -


이상과 같은 검찰체계의 개편은 한 마디로 최대한 민주주의의 원리를 살리는 가운데 지방분권을 실현하는 데 있다. 최초의 검사보 내지 검사 임용시에는 지역주민이 직접 선출한 지방검찰청장이 검찰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임용하는 과정에서 민주성과 지방분권의 원칙이 관철된다. 지방검찰청장은 주민직선에 의해 선출되며, 지방의회에 대하여 일정한 책임을 지게 함으로써 민주주의와 지방분권의 원칙을 관철할 수 있다. 검찰청장은 국회의 동의를 얻어서 대통령이 임명하므로 국민주권의 원리가 그대로 관철되고 있다. 그리하여 이제 검찰조직은 확실한 국민적 지지기반 위에 서게 된다. 뿐만 아니라 검찰조직 전체와 개별 검사의 위상이 현재에 비해 현격하게 격상됨으로써 검사들이 위엄을 떨칠 수 있는 조직적 기반이 형성될 수 있다.


(2) 검찰권에 대한 통제제도의 강화


이상과 같은 대강의 검찰 조직체계의 재편은, 지방분권으로 인하여 전체적인 검찰조직의 힘이 약화될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있겠지만, 개별 검사들의 위상이 높아지고 지방검찰청 단위의 실질적 힘이 강화됨으로써 전체로서의 검찰은 오히려 현재보다 훨씬 강력한 조직이 될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여전히 검찰권 남용을 방지하기 위한 여러 가지 제도적 장치가 더욱 강화되지 않으면 안 된다.


   1) 법무부와의 검찰의 분리


법무부와 검찰은 지금까지 조직이나 인사의 측면에서 혼동되어 왔다. 법무부가 검찰을 통제해 온 것이 아니라, 오히려 검찰이 법무부를 점령하여 자신의 영역을 넓힘으로써 검찰권력을 비대화시킨 요인 중의 하나가 되어 왔다. 또한 전문지식을 특히 필요로 하는 법무영역이 권위의식에 물든 현직검사들이 거쳐가는 과정으로 참여하여 독점함으로써 전문성과 업무 연계성의 결핍, 투명성과 개방성의 결여, 시민참여 봉쇄라는 중층적인 질환을 앓게 하였다. 검찰청을 독립관청으로 분리시키는 것 자체가 검찰의 힘을 약화시키고 법무부에 의한 검찰 통제의 가능성을 열 수 있다.


검사의 법무부 파견은 양 부처의 효율적인 업무 협조와 검사들의 연수 목적 이외에는 필요가 없다. 양자는 법의 집행과 관련해서는 밀접한 관계가 있지만, 조직적으로 통합될 성질의 것은 아니다. 오히려 현재의 법무부에 소속된 교정국을 별도의 교정청으로 독립시키면, 적어도 법무부는 범죄 문제와는 손을 끊을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법무부는 법령해석 기타 법률자문, 기본법제 정책수립, 기본법령 입안, 국가송무 수행, 법률구조, 국제사법공조, 출입국 관리 기타 순수한 법무활동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검찰권의 행사를 견제할 수 있다. 이 경우 법제처와 중복되는 업무도 많으므로 법제처를 흡수하는 것도 행정조직의 감량을 위해서 검토해 볼만하다. 특히 법무부에 파견된 검사들이 검찰로 복귀함으로써 생기는 공백을 법제처와의 통합을 통하여 메울 수 있는 장점도 있다.


   2) 검찰위원회에 의한 자기 통제


지금까지 검찰 인사제도의 개혁과 관련하여 주로 논의되어 온 것이 검찰인사위원회 설치 문제였다. 검찰 인사를 포함하여 검찰권 행사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검찰위원회의 설치를 제안한다. 검찰위원회의 조직은 각급 검찰청별로 검사와 외부인사(변호사, 교수, 기타 일반인 포함)를 각각 절반으로 구성하고, 외부 위원은 검찰청의 경우는 국회와 대한변협, 대법원에서 추천하고, 지방검찰청의 위원은 지방의회, 지방변호사회, 지방법원이 추천하는 자를 각급 검찰청장이 임명하고, 각급 검찰청장은 위원장이 된다.


검찰위원회는 검찰 인사, 행정, 중요한 범죄 수사기획 등에 대하여 심의 또는 의결하는 역할과 위상이 주어질 필요가 있다. 검찰위원회에 외부인사가 절반 참여하더라도, 위원장이 검찰청장이므로, 결국 검찰 내부의 의견이 존중될 수밖에 없다. 그런 의미에서 이 제도는 검찰 내부의 자기 통제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9) 심의기구로 할 것이냐 의결기구로 할 것이냐는 논의가 더 필요하겠지만, 이러한 내부 통제제도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3) 국회와 지방의회에 의한 통제


현재 국회가 검찰권 행사에 대한 견제를 할 수 있는 방법은 검찰총장 탄핵소추권, 검찰청 예산 심의권과 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 밖에 없다. 위에서 언급한 검찰청장 임명에 대한 국회 동의권과 대검검사 이상을 법관과 마찬가지로 탄핵소추의 대상으로 하여 견제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지방검찰청장의 경우에는 지역 주민들의 직선에 의해 선출하므로, 주민소환제를 도입하면 더 이상의 완벽한 통제장치는 없게 된다.


   4) 시민에 의한 통제


현재 검찰에 대한 시민통제는 인권단체 등 시민단체에 의한 자발적 감시 이외에는 다른 통제수단이 전혀 없다. 검찰권에 대한 시민통제 제도로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검사의 불기소처분에 대하여 심사를 하는 일본의 검찰심사회10) 제도의 도입 여부이다. 검사의 기소 여부와 관계없이 피해자 기타 관계인이 직접 법원에 공소를 제기하는 사인소추 제도나 재정신청 제도는 시민통제 제도라기 보다는 피해자 구제를 위한 차원에서 검사의 공소권 행사에 있어서의 재량권을 제한하는 제도이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 절에서 검토하기로 한다.


(3) 검사의 수사권 및 공소권을 제한하기 위한 제도


   1) 사인소추 제도의 도입


사인소추제도는 경미한 사건이나 민사안건과 형사안건의 성질을 동시에 갖춘 사건에 대하여 피해자에게 직접 소추권을 인정하는 제도이다. 이 제도는 현재 독일이나 프랑스 그리고 중국 등에서 시행되고 있으며, 검사의 기소권을 제한하는 제도의 하나이다. 현재 이 제도의 폐해에 관하여 특별히 주장되는 것이 없는 것으로 보아 의미있는 제도임에 틀림없다. 사인소추는 특히 민형사안건을 법정에서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 제도는 특히 고소, 고발이 빈번한 한국사회에서 濫訴의 폐해가 우려되는 바가 없진 않지만, 재판구조를 2심제로 바꾸고, 경미한 사건 등에 대한 처리를 시군법원에서 전담하게 한다면,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고 보여진다. 따라서 그러한 제도개혁과 함께 사인소추를 인정하는 것이 시민을 위한 사법개혁이 될 것이다.11)


   2) 상설적 특별검사제의 도입


상설적 특별검사제와 공직자비리조사처는 검찰이 제 위상을 찾기까지 한시적으로 필요한 제도이다. 검찰권의 적정한 행사를 보장하기 위한 제반 통제장치가 갖추어지고 검찰의 공직자비리에 대한 수사가 철저히 이루어질 때까지는 경쟁적인 차원에서 이러한 제도들이 필요하다. 여기에 관해서는 이미 많은 논의가 있었으므로 더 이상의 논의는 하지 않기로 하겠다.


   3) 공직자 비리조사처의 신설


특별검사제와 공직자비리조사처의 설치 주장은 그러한 주장이 나오도록 하게 만든 검찰의 자업자득이다. 검찰이 제 역할을 다 했다면 이러한 주장은 나올 수가 없다. 따라서 검찰은 더 더욱 자기 혁신을 위하여 분발하여야 한다. 이러한 주장에 대하여 교묘한 논리로 거부하는 것은 검찰의 구태를 그대로 답습하는 것이다.


   4) 재정신청 범위의 대폭 확대


학계와 재야 법조계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재정신청 범위의 전면 확대를 주장해 왔지만, 검찰에서는 지금까지 반대해 왔다.12) 이제 와서 겨우 마지못해 대폭 확대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대폭 확대하겠다고 하면서도 실제로는 공무원의 직무관련 범죄에까지만 확대하겠다는 것은 대폭 확대는 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검찰에 대한 불신은 바로 이런 점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5) 경찰에 대한 수사권 대폭 이양


경찰의 수사권 독립 문제는 우리 사회에서 그 동안 첨예한 쟁점으로 되어 온 문제이다. 국민들의 눈에는 밥그릇 싸움으로 비친지 오래이다. 찬반 양론 모두 그럴 듯한 논리로 무장하고 있다. 검찰과 경찰 모두 진정으로 국민을 위한다면 쓸데없는 논쟁은 지양되어야 할 것이다. 양자가 모두 인권과 민주주의의 대원칙을 수용한다면 의외로 쉽게 합의점이 도출될 수 있는 문제이다. 이미 대부분의 사건을 사법경찰이 수사하고 있는 현실을 검찰이 인정하고 수사권을 대폭 검찰에 이양하는 것이 옳다. 다만 검찰은 인권의 수호자로서 경찰 수사에 대한 철저한 감독자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확고하게 만들어야 할 것이다.


4. 마무리하며


위에서 제기한 과제들은 이미 많은 나라들에서 시행하고 있는 것들이고, 어떤 것은 우리 보다 후진적인 국가에서도 오래 전부터 시행하고 있는 제도들이 많다. 그런데도 법률가들은 우리 실정에 많지 않는다라든가, 아직은 시기상조라든가, 비슷한 제도가 있는데 옥상옥이 된다라든가, 기타 온갖 논리로 개혁의 속도를 늦추는 데 앞장 서 온 것이 사실이다. 법률가들은 우리 사회의 보통사람이 아니라 보통사람과는 다른 기득권 세력에 깊숙이 포섭되어 있었기 때문에 그랬을 것이다.


위에서 제기한 과제들은 한국의 법학자나 법조인의 입장에서 보면 아마도 혁명적인 주장인 것처럼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일반 국민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이 정도의 개혁으로는 만족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사법과 검찰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와 사랑은 결코 쉽게 획득될 수 없다. 형사사법의 역사가 국민들에게 남긴 상처가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법률가들은 더 늦기 전에, 국민 속으로 다가가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개혁의 과제를 누가 무슨 힘으로 어떻게 달성할 수 있느냐에 있다. 검찰이 기득권 의식을 버리고 진지하게 국민에게 귀를 기울이고, 국민을 위한 검찰의 자세를 가진다면 얼마든지 쉽게 이룰 수 있다. 개혁의 주체를 검찰을 포함한 법조집단으로 상정하면 아예 개혁은 꿈도 꾸지 않는 것이 옳다. 개혁의 주체를 법조가 아니라 형사법학자들 중심으로 설정하면 어느 정도 개혁의 가능성은 있다. 개혁의 주체가 법학도들이라고 한다면 개혁의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 더 나아가 개혁의 주체가 만일 국민이라고 한다면 위에서 제시한 개혁의 과제보다 훨씬 더 많은 개혁이 이루어질 것으로 확신한다. 문제의 답은 여기에 있다. 검찰개혁은 검찰이나 법률가집단에 맡길 것이 아니라, 국민의 힘을 빌리지 않고는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개혁의 지체로 인한 고통과 피해는 결국 국민들이 감당하게 되어 있다. 이제 법률가들, 특히 형사법학자들이야말로 형사사법 체계로 고통을 겪어 온 형사사법의 피해자들로부터 더 이상 공짜로 면죄부를 얻으려고 해서는 안 된다. 현대사회의 정보 소통체계의 변화로 말미암아 우리 국민들의 의식수준이 비약적으로 높아졌다. 그에 따라 국민들의 인권의식 또한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형사법률가들은 형사사법권을 그 본래의 주인인 국민에게 되돌려 주는 일에 앞장서고, 국민들은 권력기관에 빼앗긴 형사사법권을 되찾는 데 힘을 모은다면 어쩌면 검찰개혁은 예상보다 빨리 이루어질 것이다. 인권과 민주주의, 평등과 평화를 향한 국민의 힘을 모아 뇌성마비에 걸린 거대한 공룡 검찰을 ..............


가우리(uuuau)

♣ 학문의 가치는 실천과 공유에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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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95   "이등박문 저격 안중근 의사 거사, 유인석 선생이 지시 강원도민일보   2005/08/12  2004
1694   [펌] 위대한 법조인 효당 엄상섭 선생 33   2005/08/11  679
1693   [펌] 검찰개혁 - 시군 검찰청을 설치하여야... 33   2005/08/11  636
1692   (주] 솔모루 "전통의 맛" 재현 세계시장 넘본다(진사골곰�... 강원도민일보   2005/08/11  922
1691   그날 사고건에 대하여... 종국   2005/08/09  431
1690       Re..글 감사드립니다. 종현   2005/08/10  377
1689           Re..종국 님 "양해 부탁드립니다" 종현   2005/08/12  528
1688   [기고] 우리 농산물 애용이 愛國 강원도민일보에서   2005/08/09  465
1687   [철원] 철원소방서장 공개 사과 강원일보에서   2005/08/09  517
1686       Re..[철원소방서 홈피에서...] 정확한진실 종현   2005/08/09  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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