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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노컷뉴스
2005/1/24(월)
거래되는 학위, "'2천만원'이면 나도 의학박사"  
거래되는 학위, "'2천만원'이면 나도 의학박사"
[노컷뉴스] 2005-01-24 08:14  
 
일부 대학 제외하면 거의 모든 대학 학위 거래, '대학자율' 핑계 교육부 수수방관
몸이 불편하면 병원이나 한의원을 찾게 된다. 그럴 때마다 의사 책상 앞에는 굵직한 명패에 무슨 박사 누구 누구 라고 씌여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런데 이들 개업의들의 박사학위는 연구와 노력의 결과가 아닌 돈으로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연구와 노력이 아닌 돈으로 거래되는 의학박사 학위 이같은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최근 전북에 위치한 모 대학 의대 사무실에 전화를 걸었다.

현직 의사라고 말한 뒤 실험은 물론이고 논문도 쓸 형편이 안되는데 박사학위 취득이 가능하냐고 묻자 곧바로 "가능하다"는 답변이 들렸다.

"실제로 그런 의사들이 상당수 있고 또 금액은 2000만원 정도면 충분하다"고 말한 뒤 "담당 교수를 찾아가 보라"는 친절한 안내멘트까지 이어졌다.

지역에서 개업을 하고 있다는 뜻으로 '로컬'이라 불리는 의사과 치과의사, 그리고 한의사들의 석사와 박사학위의 대다수는 이처럼 돈으로 거래되고 있었다.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는 한 치과의사는 학위마다 정해진 구체적인 액수까지 제시했다.

이 의사는 "석사학위는 700에서 800만원, 박사학위는 약 2000만원 정도 들어간다"고 말했다.

한의원을 운영하고 있는 현직 한의사는 자신 역시 "2000만원 정도를 내고서 박사학위 과정에 재학 중"이라고 말한 뒤 "학급 반장을 통해 입금을 하고 있다"며 자금 전달방법까지 알려줬다.

이와 관련해 관련사실을 극구 부인하던 전북의 모 한의대 교수는 "결국 관행처럼 굳어져 온 게 사실"이라고 털어놨고 서울의 한 의과대학 교수는 "극히 일부 대학을 제외하고는 거래되는 액수만 다를 뿐 거의 모든 대학이 비슷한 실정"이라거 말했다.

이 교수는 "1,2년 된 것이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한 뒤 "거의 모든 대학이 비슷하다"며 10년 전부터 2000만원인데 지금도 그 정도 선인 것 같다"고 밝혔다.

석사학위는 8백만원, 박사학위는 2천만원 개원의라 불리는 의사나 한의사들은 이구동성으로 개업을 하고 있는 상태에서 학위를 취득하는데 필요한 실험이나 논문을 쓴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말하고 있다.

전북 전주에서 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한 의사는 "실험을 하려면 일주일에 2,3일 또는 일주일 정도 참가해야 하는데 그럴려면 병원 문을 닫아야 한다"며 "때문에 실습을 한다는 것 자체가 어렵다"고 털어놨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 속에서도 굳이 박사학위를 취득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의사들은 환자들 앞에 박사명패가 놓여있음으로써 환자들에게 권위와 신뢰감을 줄 수 있고 또 명함에도 한 줄 더 써넣을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

한 의사는 "환자들에 대한 '과시'"라며 "실력있는 의사로 봐주는 것 같기도 하고 권위도 세우고, 일단 환자들이 의사를 대하는 느낌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대학교수들은 이런 의사들의 요구를 충족시켜주는 대가로 수천만원씩을 건네받은 뒤 이를 부족한 연구비와 실험실 운영비로 활용한다고 말했다.

전북 모 대학 의대 교수는 "실험 실습비나 시약재료비 등이 부족하고 특히 인건비가 가장 부족하다"며 "애들 식사값도 줘야 하는데 프로젝트에는 돈이 나올데가 없다"고 밝혔다.

물론 이 과정에서 일부 교수들의 자금 유용의혹도 지적되고 있다.

"실력 있는 의사로 봐주기 때문에 돈으로 학위 산다" 이처럼 수십년에 걸쳐 관행처럼 굳어지도록 외부에 전혀 알려지지 않은 이유는 바로 의사와 교수가 서로 목적이 맞아 떨어지는 '윈-윈 게임'을 해왔기 때문으로 보인다.

개원의들은 실험이나 논문을 쓸 필요없이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교수는 원하는 실험을 진행할 수 있는, 누이 좋고 매부 좋은 끈끈한 관계가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명백한 불법거래가 버젓이 이뤄지고 있는데도 관련내용에 대한 사법당국의 수사는 거의 이뤄지질 않고 있어 의사와 치과의사, 그리고 한의사들이 돈으로 구입한 박사모를 쓰는 현실은 계속되고 있다.

의사와 교수의 이해 관계 맞아 떨어져 관행처럼 굳어 현재 이같은 불법적인 관행을 바로 잡을 수 있는 이렇다 할 대책은 없는 상태다.

먼저 상당수 개원의들이 석,박사학위를 돈으로 거래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관리감독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 관계자는 "의료계에서 석,박사 학위가 거래되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고 학사과정만 관여할 뿐 석사와 박사학위는 대학 자율에 맡기고 있다"며 책임을 떠넘겼다.

결국 돈으로 거래되는 의사나 한의사들의 박사학위는 대학 스스로가 자정의 결단을 내리지 않는 한 현재로서는 이를 바로 잡을 대책이 없는 실정이다.

특히 일부 교수들의 도덕적 해이는 이런 검은 거래를 더욱 부채질 하고 있다.

개원의들은 일단 학위와 관련해 돈이 건네진 다음 어떤 용도로 쓰였는지 확인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일부 교수들의 착복 가능성에도 무게를 두고 있다.

석,박사 학위는 대학자율, 손 놓고 있는 교육부 이밖에도 논문심사를 하면서 거마비 형태로 추가 비용을 받는 경우도 있었다.

의과대학의 한 교수는 "심사위원이 다섯 번 심사를 한다"며 "대학에서 심사비가 나오지만 학생들이 심사할 때마다 거마비를 20만원씩챙겨준다"고 밝혔다.

논문 심사에는 보통 다섯명이 참여하는데 그때마다 20만원씩이면 벌써 100만원씩 다섯 번, 500만원이 들어간다는 얘기다.

이런 식으로 거래가 이뤄질 경우 대부분 논문심사 통과는 아주 부드럽다고 한다.

한 의사는 "나 같은 경우 500만원에 논문비로 2-300만원 더 들어갔다"며 "일단 돈이 들어갔으니까 심사는 아주 쉽게 통과됐다"고 말했다.

반면 원칙대로 강의를 하는 한 교수는 다음 학기에 대학원 박사과정 과목을 맡게 됐지만 이미 수업이나 논문을 원리원칙대로 한다는 소문이 나 있던터라 벌써부터 대학원생들이 반발하고 있다고 현실을 개탄했다.

이 교수는 "대학원 강의를 맡게 되는데 원칙대로 하려다 보니 벌써 대학원생들의 반발이 거세서 고민이다"며 "한마디로 말해서 대학은 개판이고 판을 바꿔야 하지만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배움의 최고 경지, 그것도 의학계에서 이뤄지고 있는 이같은 검은 거래를 대학자율에만 맡긴다면 의사와 한의사들의 박사학위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사고 팔릴 수 밖에 없을 것이다.

CBS전북방송 이균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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