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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오마이뉴스
2005/1/24(월)
노사모는 안되고 한나라 간부는 된다?  
노사모는 안되고 한나라 간부는 된다?
[오마이뉴스] 2005/01/24 08:20  



[오마이뉴스 구영식 기자] 이철우 열린우리당 의원의 선거법위반 재판이 대법원의 최종판결을 남겨두고 있는 가운데 법원의 판결을 둘러싸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특히 1,2심 재판에서 상대 후보쪽 증인의 증언만을 채택해 이 의원측에 불리한 판결을 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이 의원 재판 관련 자료를 심층분석, 두 차례에 걸쳐 보도합니다...편집자 주



▲ 이철우 열린우리당 의원(오른쪽)과 고조흥 전 한나라당 후보. 이 의원은 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돼 1심과 2심에서 250만원의 벌금형을 받았다.  

ⓒ2005 오마이뉴스 자료사진


"조·중·동이 20∼30대는 투표하지 말라고 했다."
"고조흥 후보가 20∼30대는 투표하지 말라고 했다."

위 내용은 논란이 되고 있는 이철우 열린우리당 의원의 선거법위반 재판의 핵심 쟁점이다. 고조흥 후보쪽의 주장대로 이 의원은 4·15 총선 전날 고 후보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며 "고조흥 후보가 20∼30대는 투표하지 말라고 했다"는 유세를 과연 했을까.

현재까지 1심과 2심 재판부는 고조흥 후보쪽의 주장을 받아들여 이철우 의원에게 벌금 250만원을 선고했다. 고 후보쪽 증인과 참고인이 일관된 진술을 했다는 게 유죄판결의 주요 근거다. '250만원 벌금형'이 대법원에서 확정되면 이 의원은 의원직을 상실하게 된다.

그런데 <오마이뉴스>가 경찰 조사자료와 1·2심 재판자료 등 3백여 쪽에 달하는 관련자료를 검토한 결과 '정치적 재판'이라고 부를 만한 의혹들이 발견됐다. 그 중 하나가 검찰과 재판부가 증거로 채택한 진술의 대부분이 한나라당 지구당 당직자들에게서 나왔다는 점이다.

이철우 선거재판의 핵심쟁점 : '조중동'이냐 '고조흥'이냐

지난 17대 총선을 하루 앞둔 작년 4월 14일 경기도 연천군 전곡읍 택시정류장 앞 거리로 되돌아가보자. 이날 오후 1시 30분께 개인유세에 나선 이철우 후보가 마이크를 들었다.

"앞으로 연천지역을 남북교류의 장소로 만들고 한탄강·임진강·고대산을 관광지역으로 개발하겠다. (중략) 조중동에서 투표 전날임에도 불구하고 '황금연휴'라고 하면서 투표를 하지 말라고 부추기고 있다. 하지만 젊은이들도 이번 선거에서 꼭 투표를 해야 한다."(이철우 후보쪽의 주장)

현행 선거법은 허위사실을 유포하거나 상대후보를 비방했을 경우 500만원에서 3000만원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규정돼 있다. 그렇다면 이렇게 엄격해진 선거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을 이 후보가 '문제의 발언'을 한 것일까.

이 후보는 "연천·포천지역은 보수성향의 유권자가 많은 지역이기 때문에 저는 열린우리당을 지지하는 젊은이들의 투표를 독려하기 위해 그런 연설을 했다"고 밝혔다.

반면 당시 유세현장에서 이 후보의 연설을 지켜봤던 박○○·강○○·라○○·이○○·전○○씨 등은 이 후보가 고 후보를 비방할 목적으로 "(한나라당) 고조흥 후보가 20∼30대는 투표하지 말라고 했다"는 유세를 했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이철우 선거재판의 쟁점은 아주 단순하다. 일단 이 후보 역시 당시 언론보도를 참조해 "20∼30대는 투표하러 가지 말라고 했다"고 발언한 사실은 인정했다. 문제는 "투표하러 가지 말라고 했다"의 주체로 '조중동'을 언급했느냐, 아니면 '고조흥 후보'를 언급했느냐다. 여기에서 양쪽은 한 치의 양보도 없이 대립하고 있다.



▲ 경기도 연천군 전곡읍 택시정류장 앞 풍경. 작년 4월 14일 이 자리에서 선거재판에서 논란이 된 발언이 터져 나왔다.  

ⓒ2005 <시민의 신문>


핵심증인들 다수가 한나라당 지구당 당직자

그런데 문제는 1심(재판장 김원종 판사)과 2심 재판(재판장 손기식 판사)에 출석했던 증인의 상당수가 한나라당 지구당 당직자라는 점이다. 즉 아무리 일관된 진술을 했다고 하더라도 유죄를 입증할 '결정적 증거'가 없는 상태에서 이들의 진술이 증거능력이 있느냐는 것.

먼저 고발인인 박○○씨는 4·15 총선 당시 고조흥 후보의 선거연락사무소장을 맡고 있었다. 박씨는 최초 경찰조사에서 "고조흥 후보가 20대는 투표하지 말고 놀러가라고 말했다"고 진술했다가 검찰조사에서는 "한나라당 고조흥 후보자는 20∼30대는 투표하지 말고 놀러가도 된다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강○○씨는 한나라당 전곡읍 협의회장으로 이 후보의 유세를 듣고 고조흥 후보에게 전화를 걸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당시 오후 1시 30분을 전후한 강씨의 통화기록을 조회한 결과 고 후보와 통화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드러나 진술의 진실성에 의심을 받고 있다.

또 라○○씨는 한나라당 연천군 청년회장이다. 라씨도 이철우 후보의 유세를 듣고 고조흥 후보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진위여부를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나중에 고 후보에 직접 전화를 걸었는지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는다고 최초 진술을 번복하기도 했다.

이○○씨는 한나라당에서 추천한 선거부정감시단원이었다. 이씨는 경찰조사에서 "한나라당에서 20대는 투표하지 말고 놀러 가라고 이철우 후보가 연설한 것은 들었지만 고조흥 후보를 특정하지 않은 것으로 기억한다"고 진술했다.

또 전○○씨는 선관위에서 추천한 선거부정감시단원으로 지역2반장을 맡았다. 전씨는 한나라당 지구당 당직자나 당원은 아니지만 그의 부친이 한나라당 고문이라는 점에서 친한나라당 성향이라는 의심을 받고 있다. 그의 부친은 4·15 총선 당시 '이철우 후보는 빨갱이다'라는 유인물을 배포하다가 적발되어 경찰수사까지 받았다.

선관위 활동일지에는 선거법 위반 사실 없어

 

▲ 2004년 4월 14일자 '선거부정감시단원 활동일지'. 활동일지 어디에도 이철우 의원의 선거법 위반사실이 적혀 있지 않다.  

ⓒ2005 오마이뉴스 이종호
그런데 당시 선거부정감시단원이었던 이씨와 전씨가 고 후보를 비방하는 유세를 들었다고 일관되게 진술했음에도 불구하고 왜 바로 고발조치하지 않았는지도 의혹으로 남는다. 이 후보에 대한 고발도 17대 총선이 끝난 지 1주일이 지난 2004년 4월 22일이었다.

이와 관련 전씨는 1심 증인신문에서 "유세현장에는 (선거부정감시단의) 본부반이 출동해 있었고 당시 이철우 후보의 연설내용이 유세도중 통상적으로 나올 수 있는 말이라고 생각해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다소 미심쩍은 대목은 전씨와 이씨의 자필 서명이 선명한 '선거부정감시단원 활동일지'(4월 14일)에 이 후보의 선거법 위반 사실이 단 한줄도 적혀 있지 않다는 점이다. 그나마 객관적인 증거자료라고 할 수 있는 당시 활동일지에는 다음과 같이 적시되어 있다.

"13:00경 이철우 후보, 권영백 후보 연설을 하고, 선거사무원 '장' 돌며 선거운동을 하고 있어 감시관찰하였음. 노사모 회원들로 보이는 7∼8명의 사람들도 같이 선거운동을 하는 것을 본부반 백○○씨가 사진촬영."

이렇게 이철우 후보에 유리한 증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재판부는 고조흥 후보쪽의 손을 들어주었다. 특히 이철우 후보쪽 증인들의 진술은 그들이 노사모 회원이라는 이유로 증거로 채택되지 않았다.

현재까지 이 후보의 유죄를 입증할 만한 결정적인 증거(예를 들면 당시 유세현장을 촬영한 테이프 등)는 발견되지 않았다. 대부분 한나라당 당직자인 증인들의 진술만 있을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판부가 고 후보쪽 증인들의 진술만을 신뢰해 이 후보에게 '유죄'를 내림으로써 '정치적 편향성' 시비를 자초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구영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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