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한탄강댐 불가" 이유 [기고] `한탄강댐 不可' 이유
( 사설 2004-9-30 기사 )
건교부는 1995년부터 수차례 걸쳐 인건비를 포함 수백억원의 돈을 들여 한탄강댐을 계획했다.
우리에게 모습을 보인 문건은 댐건설 승인 받기 위해 작성한 기본설계보고서(2000.12)이다.
임진강변 홍수피해 방지, 특히 문산지역의 수위를 0.56m 낮추기 위함이다. 그러나 승인 과정에서 1조원을 투입하여 3.1억톤(높이 85m, 연장 750m) 저류용량을 가진 댐으로 연간 15일만 써먹는 기형의 댐으로 변질됐다. 군사용인 평화의댐을 제외하고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댐이다.
한탄강댐의 문제점은 절차가 엉망이라는 것이다. 치료를 위해서는 진단을 먼저 하듯 대책을 위해서는 원인을 먼저 가려야 한다.
그러나 대책인 댐 설계는 2000년 12월에 끝났고, 원인 분석은 7개월 후에 끝났다.
댐을 만들어 얻어지는 홍수절감효과는 설계가 끝 난지 한참 후에(2001.4)결정됐다.
댐건설이 확정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시공업자 선정 공고(2002.4)를 냈고, 그해 12월 대림산업을 선정했으며, 2003년7월28일 “반대주민 설득 후 시행하라”는 환경부 조건부 승인이 났다.
하지만 반대주민을 설득 못했으니 아직도 미승인 상태다.
또 댐건설 효과도 조작됐다. 한탄강댐을 만들 경우 댐의 홍수량을 늘여 홍수절감 효과가 크게 나타나는 것처럼 키웠다.
또다른 하천에 댐을 만들고자 하는 경우 마찬가지로 그렇게 한다는 것이다.
그 결과 유역면적이 전체의 16.6%인데, 기여하는 홍수량은 23.5%이라고 주장한다.
초기에는 한탄강댐에서 2,560톤/초의 홍수조절이 하류에서 2,700톤/초으로 조절된다는 실수를 범했다가 다시 변경하기도 했다.
세번째로 댐건설 강행을 위해 수차례 대안을 조작했다.
수해대책으로 우회수로, 댐건설, 제방증고가 있으며, 댐이 가장 싼 대책임을 입증하기 위해 타 방법의 공사비는 부풀렸다. 댐과 대체되는 가장 보편적이고 값싼 제방증고의 필요 연장을 반대측의 지적에 따라 5차례(66→536→473→367→272km)나 각기 다른 보고서를 통해서 바꿨다. 실수라면 한두번 정도, 수정할 때마다 참값에 수렴해야 한다.
그러나 변경 때 마다 약100km씩 줄었고, 다섯 번이라면 의도적이다. 여기에는 전혀 엉뚱한 북한 땅, 논밭도 없는 지뢰밭, 산간계곡, 도로측구 등도 개소당 50억원씩 계산했다. 댐을 막으면 임진강 수위가 1.5~0.3m 떨어짐에도 댐을 건설하면 제방은 전혀 필요 없고, 그렇지 않으면 200m 높은 지역에도 필요하다고 부풀렸다.
결국 반대측의 주장에 의해 연장을 줄였지만 사업비는 오히려 늘었다.
네번째로 경제성이 없는 사업을 있는 사업으로 만들었다.
최대 이익 발생을 위해 운영하는 횡성 다목적댐도 비용편익률(B/C)이 0.98~1.02인데, 연중 15일 이용 허가 받은 한탄강댐의 B/C가 1.04라고 주장한다.
반대측의 지적에 따라 0.98로 수정하긴 했지만 여기에는 10m의 판별이 겨우 가능한 1/25,000축척의 지도를 사용하여 엉뚱한 이북지역이 피해를 본다고 가정하여 편익을 부풀렸는가 하면 민통선 이북 연천, 파주지역의 경제성장률을 11%(일반으로 7.5%내외)로 잡아 부풀렸다.
정상적인 계산을 한다면 0.5에도 못 미친다. 마지막으로 감춰진 문제들을 진실인 양 믿게 하기 위해 매 단계마다 지식인들을 동원한다.
정부측과 밀착관계를 유지할 수밖에 없는 일부 프로젝트 지향적이고, 권력(정치)지향적인 편향되고 변질된 지식인들은 상기 문제점들을 노골적으로 합리화시키기 위해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자문위원으로 동원됐다.
노태통령은 한탄강댐을 갈등문제로 인식, 대통령자문기구인 지속발전가능위원회에 협상조정을 통해 해결토록 지시했다.
그러나 갈등 이전에 진실부터 가려야 한다.
거짓을 앞에 두고 협상과 조정을 할 수는 없다.
협상력이 우수하고, 말 잘하고, 술수 좋고, 거짓말 잘하는 측이 유리하게 결론이 난다면 대통령자문기구는 사기꾼을 양산하는데 일조한 꼴이 된다.
따라서 중립적 전문가들로 하여금 비밀리에 검토케 한 후“반드시 필요하다”는 결론이 났을 때 이해 당사자들간에 협상조정을 해야 한다. 한탄강문제를 갈등으로 봤다면 잘못이며, 갈등 해결 전문가의 과욕이고, 갈등학교수들의 학문영역을 넓히기 위한 위험한 발상이다.
정부가 진실규명 나서야
자신의 보고서를 타인의 지적에 의해 5차례나 수정할 수 밖에 없었다면 수치스러워 못 견딘다. 하물며 한 나라에서 이러한 사태의 발생은 있을수 없는 일이며 이를 묵인하고, 계속 바꾸도록 내버려 둔다면 심각한 도덕성 문제에 직면할 것이다.
더구나 정부의 신뢰성을 실추시킨 건교부에 시정 권고도 못할 정도의 정권이라면 정말 심각한 문제다.
진실을 가리는데 정부가 앞장서야 하며, 정당한 처벌도 함께 있어야 한다.
최석범<한강수자원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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