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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3/31(수)
<연합시론> `냉전의 섬'에 봄은 멀었나  
<연합시론> `냉전의 섬'에 봄은 멀었나 2004/03/30 15:48 송고


   (서울=연합뉴스) 1심 법원이 국가보안법 위반혐의로 구속 기소된  재독  학자 송두율 교수에 대해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송교수가 북한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활동한 사실이 인정되고 김일성 부자의 사상을 남한에 전파해 평화통일에 악영향을 끼쳤다는 것이 재판부의 중형 선고 이유다. 과연 그가 통일을 방해했나.  구형공판 이전부터 관용을 기대한 우리로서는 1심 판결 내용이 대단히 유감스럽다. 예상보다 훨씬 무거운 선고 형량이다. 선거법 위반여부 논란 와중에 대통령 탄핵소추를 정치적 승부수로 강행한뒤 큰 역풍을 맞은 민주당과 한나라당처럼 균형감이 떨어지는 판결이라고 본다. 금강산행 관광객들의 버스행렬이 일상적으로  휴전선을  넘나들고 이산가족이 수시 상봉하는 화해시대가 아닌가.

   
   재판부는 그간 송교수의 거듭된 부인에도 불구하고 선고공판에서 핵심 쟁점이었던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 부분을 사실로 인정했다고 한다. `반성하지   않았다'는 점도 중형 선고의 이유가 됐다. `송교수가 후보위원이라는 말을 전해 들었다'는 취지로 증언했다는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의 진술을 법원이 수용한 것이  주효한 듯하다. 아직도 반공 냉전  논리에  얽매인 사람이 아니라면 후보위원 여부와 관계없이 송교수에 대한 중형 선고는 시대정신에 역행하는 판결로 인식할 것이다.  검찰도 송교수가 저질렀을 구체적인 반국가행위를 밝혀내지 못했다고 하지 않은가.  

   
   변협이나 민변 등 변호사 모임의 부정적인 반응대로 송교수가 해외학자로서  학술활동에 치중했고 발전된 조국에서 살겠다며 자진 귀국한 점 등을  고려하면  중형 선고는 너무 가혹하다. 학술회의차 북한에 잠입.탈출.회합.통신한 혐의  등에  대해 그가 북한의 입장만 대변하지는 않았다며 무죄를 선고한 점은 당연하다. 학술회의  주도 혐의는 무죄로 인정하면서 명예직인 후보위원 문제로 중형을 선고한 것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 최근 그가 `안중근 평화상'을 수상한 것과 대조된다. 송교수 사건 뿐 아니라 대북송금 특사 문제나 대통령 탄핵 문제 등은 우리 사회의 정치적 분열상을  반영하고 있다. 하늘엔 봄바람이 불어도 마지막 냉전의 섬인 이 땅의 얼음은 아직 덜 녹았다. 항소심의 전향적 판결을 기대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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