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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최종철
2003/10/23(목)
예산낭비 책임제도 필요(윤영진 "함께하는 시민행동" 대표)  

※ 예산낭비 책임제도 필요  

예산낭비 책임제도 필요

한겨레신문 1998년 11월 17일 (화)


국제통화기금 경제위기로 많은 국민들이 고통을 당하고 있다. 그러나 고통의 정도가 모두
같은 것은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월급을 삭감당해 실질소득이 감소했지만, 직장에서
쫓겨나거나 기업이 도산해 가정을 꾸려가기 힘든 사람들보다는 고통이 덜할 것이다.

경제 난국을 거치면서 부유층보다는 서민들이 고통을 더 많이 당하고 있음은 분명하다.
고통분담이란 이런 서민들의 고통을 아직은 여유있는 사람들이 덜어주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그런데 고통 분담과 관련해 정부의 재정은 과연 어느 정도 역할을 하고 있는가?

올해와 내년도 정부예산을 보면 실업대책 마련, 금융구조조정 및 사회간접자본 투자
등의 경기 활성화를 위한 여러가지 정책과 사업들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몇가지 짚어
볼 문제가 있다.

먼저 조세부담과 관련해 여유있는 계층의 고통분담 노력이 제대로 실현되지 않고 있다.
금융소득종합과세를 실시하겠다고 정부가 발표했으나 실현 여부에는 의구심이 든다.
변호사 회계사 등 전문직 종사자에 대한 부가가치세 부과를 봐도 국회에서 관련 법안이
낮잠을 자고 있다. 과연 정부와 정치권은 여유있는 사람들의 고통분담을 유도할 의지가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둘째, 내년도 예산에 금융구조조정을 위한 부실채권 이자 부담액으로 7조8천억원이
계상돼 있다. 더욱이 정부는 2006년까지 43조원의 이자부담을 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재의 경제 난국을 극복해 내기 위해서는 금융구조조정이 필연임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부실채권의 이자부담을 국민 세금으로 한다는 것은 납세자인 국민의 입장에서는
부당하고 분통이 터지는 일이다.
금융부실의 책임은 은행, 기업, 정치인, 관료들에게
있는데 왜 납세자인 국민들이 그 부담을 져야 하는가.  이해할 수 없다. 구상권을
행사하든, 금융구제 채권을 발행하든 어떠한 방식으로든 재정 부담액을 환수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셋째, 정부예산이 너무 헤프게 사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대부분
국민들은 정부예산이 낭비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정부는 예산낭비를 줄이고 예산
집행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기본사업비의 총액예산제, 예산절약 인센티브 제도 등을
도입할 예정이다.
그러나 예산 낭비를 줄이기 위해서는 우선 예산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 예산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복식부기를 도입하고 정기적인 재정공개를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예산 낭비를 버젓이 해놓고도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
현재의 공직 풍토를 쇄신하기 위해서도 예산 낭비에 대해 책임을 추궁할 수 있는 제도가
도입돼야 한다. 납세자 소송제도 도입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정부예산과 관련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들이 스스로 납세자로서 권리의식을 갖는
것이다.
지금까지 정부예산은 주인없는 돈으로 인식돼 방만한 재정운영을 초래한 요인이
됐다.  
그러나 정부예산의 주인은 납세자인 국민임을 인식하고 정부예산을 감시하고
시정을 요구하는 예산 파수꾼이 돼야 한다. 납세자인 국민이 정부예산 운영의 능동적
주체가 되는 것이 곧 재정민주주의의 초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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