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성공할 댐만 선택해 추진해야(특별기고) [특별기고] 정부는 성공할 댐만 선택해 추진해야
강원도는 땅값도 싸고 지형상 댐 짓기에 좋은 지점이 많다. 따라서 정부는 수도권을 위해 홍수 때는 홍수를 이유로, 가뭄 때는 가뭄을 이유로 강원도 어느 지점을 지목하여 댐을 건설코자 시도하고 있다. 그러한 이유로 지역주민들은 항상 댐건설 논란에 몸살을 앓고 있지만 수도권주민들은 안정적 물공급을 받고, 홍수절감으로 압구정 잠실 등 한강변 토지이용 극대화의 혜택을 받고 있다. 강원도에서 시름하는 실패 혹은 성공한 댐들을 살펴보자.
실패한 댐으로서 내린천댐은 200년에 한번 발생해야 할 소양강댐의 홍수가 30년 동안 2회나 발생(약15년 빈도해당)하여 부족한 홍수용량을 보충하고자 댐계획을 하였으나 지역주민의 경관파괴에 대한 거센 반발로 1997년 무산됐다. 영월댐은 1996년 수립한 물관련 최상위계획인 수자원장기종합계획(이하 수장기)을 근거로 수도권에서 2011년에 11억톤의 물부족이 나타날 것에 대비해 건설하려다 환경생태파괴를 이유로 2000년 백지화됐다. 밤성골댐은 2001년 수장기에서 2011년이 되면 3억톤이 부족할 것을 우려해 건설코자 했으나 면적과 유입량이 80%나 틀린 사실이 발견되어 2002년 자진철회 했다. 10년 전부터 추진해온 한탄강댐은 수도권 물부족이 건설 이유였다. 그러나 팔당상수도 가동율이 50%에 못 미칠 정도로 물이 남아 댐건설 목적이 애매하던 차에 1996년과 1999년 임진강유역 홍수가 발생하자 홍수조절용댐으로 전환하여 강행코자 했다. 그런데 홍수원인분석보다 댐을 먼저 설계했는가 하면, 환경영향평가 승인 1년 전에 건설업자를 선정하는등 뒤죽박죽 절차를 밟다가 반대측의 저지로 추진 못하고 있다. 시민단체와 공동으로 올해 새로이 수립한 수장기는 2011년이 되더라도 년간 0.3%인 0.42억톤(년간 120억톤 사용)의 물부족에 불과하다는 종잡을 수 없는 수치를 내놓았다. 이렇게 일관성 없는 수치를 근거로 댐건설을 추진하려다가 설득력을 잃어 실패하곤 한다. 이 기간동안 해당 주민들은 수백개의 프래카드를 걸고, 삭발하고, 궐기대회를 하며, 관청은 정상업무가 마비될 정도의 에너지를 낭비하면서 반대운동 벌이고 있다. 보상도 못 받을 사회적 비용을 돈으로 환산하면 천문학적 수치다.
성공한 댐은 수명을 다 할 때까지 하류주민에게는 혜택을 주고 있지만 상류주민의 피해는 계량화가 어렵다는 이유로 보상이 없다. 소양강댐의 경우 최근 강원도 연구용역결과“물판매비, 홍수조절편익, 전력판매비로 년간 400~540억원인 반면 댐주변 피해액은 년간 3,100~4,800억원이 된다.”는 수치를 제시했다. 지금까지 댐은 약10,000년 홍수에 해당하는 가능최대강수량(PMP)으로 설계하므로 댐 붕괴가능성은 전혀 없을 것으로 믿어왔다. 그러나 2002년 “루사”태풍이후 빈발하는 집중호우로 이러한 믿음은 깨지기 시작했다. 전국의 기존댐들 모두 증고하거나 수문을 확장하고 있음이 그 증거인 셈이다. 소양강댐은 200년 홍수위(해발198m)에 이르러 군인들이 댐 첨단에는 가마니 쌓고, 춘천 주민들은 산으로 피신하는 상황이 1984년과 1990년에 발생하여 상당한 불안을 느끼고 있다. 댐붕괴에 대비한 안정성 확보를 위해 모금운동을 벌일 경우 기꺼이 지불하겠다는 금액을 산출하면 년간 약 2400~3800억원에 이른다는 것이다. 또한 지난 7월 17일 중부지방 집중호우로 시뻘건 흙탕물이 하류측으로 방류되어 춘천정수장의 정수처리 약품투입비는 상당하며, 호반의 도시 이미지를 흐리고 있고, 이러한 상황은 언제 끝날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춘천에서 양구까지 댐이 없었다면 승용차로 25분 거리를 35년 동안 80분씩 걸리곤 했다. 시간과 비용이 문제가 아니라 굴곡이 심해 비위 약한 사람은 어김없이 멀미 하는 흉악한 도로다. 그 외에 수몰로 지방세 감소, 음용수질악화, 골재채취 불가, 안개증가, 수몰로 농.임업소득피해를 계량화 하면 엄청난 금액이란 것이다. 한편 15년 전 1,300억원을 투입한 도암댐도 그 피해도 만만치 않다. 대관령 고냉지채소 및 축산단지가 밀집해 있는 하류에 도암댐을 건설하였으니 오염은 뻔한 것이며, 이러한 물을 동해안측으로 돌리다가 강릉홍제 취수장을 오염시켜 폐쇄했는가 하면 남대천하구 안목어촌계 피해보상으로 44억원, 한강본류측으로 방류하다가 정선군 북면 상수도를 오염시켜 76억의 시설교체비를 지출하는등 많은 혼란을 겪었으나 결국 폐쇄하고 말았다.
정부는 수장기를 근거로 댐장기계획을 만들고, 댐예정지점을 발표하고 있다. 루사 이전에는 물부족을 이유로 댐건설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최근에는 홍수를 이유로 댐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성공한 댐은 수혜자가 있지만 실패한 댐은 수혜자도 없고 주민만 황폐해진다. 따라서 앞으로는 충분한 검토와 여론수렴을 통하여 성공할 댐만 선택하여 추진해야 한다. 그냥 한번 던져봤다가 반발이 심하면 거둬들이고, 또 다른 지점을 찾는 그러한 방식으로는 안 된다. 아울러 기존댐 주변 피해는 계량화가 어렵다는 이유로 혜택을 주지 않는다면 앞으로 신규댐 건설은 더욱 어려울 것이다.
- 최석범 한강수자원연구소장
강원일보 : 2006. 9. 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