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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한겨레
2006/12/15(금)
[대형 환경분쟁, 장항 갯벌] 타당성 조사도 대책도 없이 갈팡질팡  
타당성 조사도 대책도 없이 갈팡질팡
‘새만금 이후 최대 개펄’ 장항산단 매립 갈등 6개월째


 조홍섭 기자 송인걸 기자 이창곤 기자  

   
» 충남 서천군민 2천여명이 14일 오후 충남 서천군 금강하구둑 군산방향 입구에서 트랙터를 비롯한 농기계를 앞세우고 하구둑으로 진출하려다 이를 막는 경찰과 충돌하고 있다. 서천군민들은 이에 앞서 장항국가산업단지 착공을 촉구하는 궐기 대회를 열었다. 서천/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서천군 찬성론 “경제효과 개펄의 80배”…축소·대체산단도 거부
어민·환경단체 반대론 “어업가치 축소 효과만 과장”…객관조사 요구

정부 ‘민·관특위 내년 2월 결론’ 합의 안돼 불투명


충남 서천군 장항산업단지 조성 사업이 새만금, 한탄강댐 논란에 이은 대형 환경분쟁으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부처 사이, 그리고 주민-지자체와 어민-환경단체 사이의 찬반 논란과 갈등이 6개월째 계속되고 있으나, 정부는 대책의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두 목소리=14일 충남 서천군 주민 3천여명은 농기계까지 동원해 금강하구둑과 국도21호선 점거를 시도하며 “장항산단의 즉각 착공”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앞서 같은 요구를 하며 단식농성에 나섰던 나소열 서천군수와 이상만 서천군의회 의장, 황배원·전익현 군의원 등이 잇따라 탈진해 쓰러졌다.

이들은 “15만여명이던 군민이 5만여명으로 줄어들 만큼 지역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17년을 기다렸다”며 “장항산단에 서천군민의 생존권이 달려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환경운동연합 등 시민환경단체 회원들과 서천군 어민들은 지난 12일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규탄집회를 열어 “제2의 새만금, 장항산단 중단”을 주장했다. 이들은 “환경부와 해양수산부가 수차례 반대했는데도 국무조정실이 타당성 없는 매립사업을 강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논란 경과=건설교통부는 1989년 새만금 개펄로부터 10㎞ 떨어진 충남 서천군 장항읍·마서면 서쪽 개펄을 국가산업단지 터로 지정하고 한국토지공사를 사업자로 정했다. 그러나 어업보상과 일부 진입도로 공사를 마친 뒤부터 사업은 지지부진했다. 수요예측이 잘못됐기 때문이었다. 장항 인근에 산업단지가 남아돌았다. 장항산단지구(374만평)와 규모가 비슷한 충남 당진군 석문산단은 91년 지정 뒤 방조제만 막은 상태에서 방치되고 있고, 군산지구는 올해 조성이 끝나지만 분양율은 35%에 지나지 않는다.

2004년 장항산단에 대한 교통 및 환경영향평가가 시작됐지만, 새만금 논란 이후 정부가 ‘대규모 간척을 더는 허용하지 않는다’는 쪽으로 선회하며 사업은 다시 꼬였다. 환경부와 해수부가 개펄보전과 경제성을 문제삼자 토지공사는 지난 6월까지 환경영향평가서를 3차례 보완했으나, 해수부는 아직까지 이에 대한 검토의견을 내지 않고 있다.

 

» 장항산단 위치도

 

쟁점들=서천군은 산단조성 효과가 개펄 가치의 80배라고 주장한다. 개펄의 수산물생산·오염정화·여가 가치가 연간 333억원인데 비해, 산단의 생산유발효과는 2조6천억원에 이른다는 것이다. 반면 환경단체와 어민들은 “2천억~3천억원에 이르는 어업생산액을 서천군이 41억원으로 평가했고, 산단의 생산유발효과도 크게 과장됐다”고 반박하고 있다.

또 “(산단이 들어설 개펄은) 조개도 발견되지 않는 등 개펄로서 가치를 잃었다”는 서천군과, “개펄은 아주 건강하다”는 학계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아울러 서천군은, 함께 산단 지정을 받은 군산지구가 완공되는 가운데 장항산단 사업은 전면 재검토되는 데 대한 형평성 문제도 제기하고 있다.

대안은 있나=정부는 지난 6월부터 개펄 매립을 축소하거나 육지에 대체산단을 만드는 방안을 제시했으나, 서천군은 “장항산단에 버금가는 투자와 기대효과를 창출하는 규모여야 한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지속가능발전위원회도 산단 대신 세계 최대 규모의 수족관·식물전시관, 제련산업박물관 등의 건설을 제안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국무조정실은 총리 주재 아래 민·관특위를 구성해 내년 2월까지 결론을 내자는 제안을 했지만, 나 군수는 “사업을 다시 원점으로 돌리는 것”이라며 맞서고 있다.

이처럼 경제성·환경성·형평성을 둘러싼 논란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지만, 정작 객관적인 조사는 없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속가능발전위원회 우동식씨는 “지금까지 장항산단에 대해 국가 차원의 경제성 분석이나 생태조사가 한번도 이뤄지지 않았다”며 “10년 뒤를 내다보는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송인걸 이창곤 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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