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손가락 2005/7/19(화) | |
마늘밭에서 핸드폰을 치더니 / 고재종 서울의 손자가 논두렁에 있는 할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어와 목소리를 들려주는 핸드폰 미국에 있는 딸에게 밭을 매는 어머니가 김치걱정 고추장걱정 시시콜콜 묻는 핸드폰 핸드폰을 팔려고 중국에 건너간 동생이 그걸로 고향형님에게 제사걱정을 하는 핸드폰 중학교 다니는 딸년이 폰팅을 하느라 오십 만원이 넘는 요금을 물게 한 핸드폰 읍내만 나가면 아가씨들이 그저 빗속에서도 끝도 없이 번호를 누르며 달리게 하는 핸드폰 단 몇 분이라도 벨이 안 울리면 불안 초조해서 아무에게나 제가 먼저 벨을 눌러버리는 핸드폰 그 핸드폰 팔려고 마늘 수입은 죄다 허락하여 고향의 부모형제를 철저히 배반한 핸드폰 웅녀가 먹고 인간이 된 이후로 우리도 줄곧 먹어대는 마늘을 마침내 내팽개치게 한 핸드폰 그 핸드폰으로 모든 세계는 연결시키면서 마늘 농사꾼들만 액정 지우듯 지워버린 핸드폰 그러려고 늙디늙은 할머니까지 등장시켜 핸드폰을 선전해대는 줄도 모르고 마늘밭에서도 고추밭에서도 줄곧 쳐댄 핸드폰 마늘밭에서도 볏논에서도 차배달까지 시킨 핸드폰 하도나 천불이 나서 경운기 끌고 데모 갔다가 집 걱정이 되어 끝내 눌러버린 핸드폰 하기야 갈수록 사람다운 사람 사라지는 세상에서 조선 토종 육쪽마늘의 매운 맛은 무엇하랴 갈수록 사람다운 사람 사라지는 세상에서 오늘도 사람 찾아 사방에서 울려대는 핸드폰 *. [다층-겨울호](2003, 다층) Buy oem Softwar: MEKxS4 I envy you. The content and design of your blog is much better than mine. Who made a design for you?!.... -[02/12-12:5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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