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충청투데이에서 2005/6/8(수) | |
[데스크 칼럼] 계속되는 배추밭 갈아엎기 2004. 12. 11. [데스크 칼럼] 계속되는 배추밭 갈아엎기 천기영 서부본부 취재부장 천기영 기자 chunky@cctoday.co.kr 올해도 전국적으로 가을배추가 풍작을 이뤘다. 이러한 풍작은 풍년가를 부르기는커녕 당진과 서산, 홍성 등 충남 주요 가을배추 주산지 농민들을 어렵게 하고 있다. 매번 반복되기 때문에 더욱 서글프다. 배추밭 갈아엎기는 일상적인 행사가 된 지 오래다. 과잉공급과 소비급감으로 가격이 폭락하고, 출하를 포기하는 배추파동의 진행은 단순하다. 따라서 정부나 농협 등 농정당국이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지 못하는 것은 직무유기(?)라 볼 수밖에 없다. 가을배추가 밭에서 썩어 가는 이유는 한마디로 소비는 줄었는데 공급이 일순간에 몰렸기 때문이다. 또한 중국에서 봇물 터지듯 쏟아지는 수입 김치가 우리나라 김치 시장을 점령해 가고 있다. 또 김장하는 가구 수와 1인당 김치 소비량은 점점 줄어들지만 가을배추 재배면적과 생산량은 오히려 늘어나 배추파동은 당연시되고 있다. 올해도 김장용 무와 배춧값이 작년의 절반 수준을 밑돌아 밭에서 통째로 갈아엎어지고 있다. 값이 좋으면 너도나도 심어 가격이 폭락하고, 값이 떨어지면 재배면적을 줄여 가격이 급등하는 등 피해를 보는 것은 항상 농민들이다. 가격이 추락하면 산지 농민이 손해를 떠안아야 하고, 가격이 뛸 경우는 밭떼기상과 중간상인들만 배불리게 된다. 이래저래 농민들만 골병드는 악순환이 매년 되풀이되고 있다. 농정에 대한 농민들의 불신의 골이 깊은 것도 한 요인이다. 농정당국이 파종단계부터 수급을 조절할 수 있도록 재배면적과 가격동향 등 농가지도를 펴지만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또 농촌의 노령화와 대체작목 선택에 한계가 있는 것도 문제다. 농민들이 설마하면서도 무계획 생산에 가세해 매년 가격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불합리한 유통체계가 개선돼야 한다. 4∼5개의 유통단계를 거치면서 소비자는 산지 값보다 턱없이 비싸게 구입하고 있다. 복잡한 농작물 유통구조로 인해 농민 대다수는 무와 배추를 중간상에 포전거래하고 있으며, 그만큼 손해가 증폭될 수밖에 없다. 정부와 농협이 최근 배추와 무를 추가 수매하고, 김장 10% 더 담그기 운동 등 소비촉진 정책과 함께 군납 김치물량과 일본 수출 늘리기 등에 나서고 있다. 다행스런 일이나 이는 미봉책에 그칠 뿐이다. 산지 생산 및 출하 조절 강화가 근본적인 대책일 것이다. 정확한 수요조사와 농민들이 신뢰할 수 있는 예측을 제시해야 한다. 또 계획적인 생산에 농민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생산 신고제 도입을 비롯한 휴경지 보상이나 대체작목 지원 등을 검토해야 한다. 생산자 조합의 활성화와 유통구조 개선 등으로 물류비용을 절감해야 한다. 연례행사처럼 반복되는 배추파동의 사이클은 단순하기만 하다. 농민들의 가슴을 도려내는 아픔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산지 생산 및 출하 조절 등 단순하기만 한 배추파동의 근본적인 대책을 기대해 본다. 2004년 12월 11일 천기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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