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탄강댐 제방 설계 보고서 1년새 66km >> 536km "극과 극" -[경향신문]
-한탄강댐 제방 설계 보고서 1년새 66㎞→536㎞ ‘극과 극’-
2002년 한탄강댐 건설을 놓고 논란이 일면서 사업 타당성에 대한 재검증 작업이 진행됐다. 댐과 제방 등 홍수 조절을 위한 여러가지 대안 가운데 어떤 것이 비용과 효과면에서 가장 나은지를 따지기 위한 것이었다. 당시 정부측 자문위원으로 참여했던 한강수자원연구소 최석범 소장(수자원기술사)에게 재검증 과정은 황당함의 연속이었다. 받아본 보고서에 제방에 관한 수치들이 엉터리로 제시돼 있었던 것.
“2000년 설계보고서에는 제방 길이가 66㎞였는데, 2001년 보고서에는 536㎞로 늘어난 거예요. 53.6㎞를 잘못 쓴 것 아닌가 해서 수자원공사에 다시 확인까지 해봤다니까요.”
최소장이 현장검증을 해본 결과 수자원공사측이 북한 땅, 논밭도 없는 지뢰지대, 비무장지대(DMZ)까지 포함해 제방길이를 산출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
“댐 건설이 제방보다 비용이 덜 든다는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제방길이 등을 부풀린 것 같았습니다.”
거듭 지적을 받고서야 제방길이가 다섯 차례에 걸쳐 수정됐고, 올해 마지막 보고서에선 272㎞로 줄었다. 제방 공사 비용은 당초 2조8천억원에서 1조4천억원으로 절반이나 줄었다. 논란이 한층 가열되면서 현재 한탄강댐 건설 문제는 대통령 자문 지속가능발전위원회에까지 회부돼 있다. 그러나 타당성 조사의 공신력이 땅에 떨어진 탓에 어떤 결과가 나오든 주민들의 불신을 씻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대해 수자원공사 이완호 수자원환경처장은 “우리나라는 기후상 댐 건설이 가장 효과적이기 때문에 다른 대안들의 타당성 조사는 도상에서 진행한다”며 “제방길이 등 수치는 여러차례의 연구를 거쳐 계속 수정되는 것인데 최소장이 도중에 공개해 문제가 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최소장은 “이미 댐 건설방침을 정해놓고 그에 맞춰서 타당성 조사를 벌인 것”이라고 반박했다. 실제 한탄강댐 설계가 2000년 12월에 완료됐지만, 정작 댐의 홍수 절감효과에 관한 보고서는 5개월 뒤인 2001년 4월에 나왔다.
또 수해 원인 분석이 2001년 7월에야 끝나는 등 순서가 거꾸로 돼 있다. 수차례에 걸친 한탄강댐 설계보고서에는 교수 등 자문위원들의 ‘승인’ 사인이 들어가 있지만 이 중 문제제기를 한 사람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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